월마트, RFID 도입 계획 돌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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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싼 칩가격, 아니면 사생활 침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비접촉식ID(RFID)를 활용한 매장관리시스템의 시험운영 계획을 돌연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C넷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월마트는 지난 1월 면도기업체 질레트와 함께 6월경 미국 보스턴 인근의 월마트 매장에서 RFID(일명 스마트태그) 기술을 활용한 매장관리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 회사는 매장 선반과 질레트의 제품에 RFID를 장착, 판매현황과 절도피해 등을 파악해 실시간 제품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진열대’를 도입키로 한 바 있다.

 월마트의 톰 윌리엄스 대변인은 “매장의 관련 설비는 철거됐으며 RFID칩이 내장된 제품도 없다”며 시험운영 계획의 취소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매장보다 재고와 물류의 RFID 도입에 집중하려 한다”며 “스마트 진열대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입포기의 이유로 RFID칩의 가격이 여전히 비싼 점을 들고 있다. 현재 RFID칩은 개당 10센트로 모든 소매점에 RFID 기술이 도입되려면 가격이 1센트 이하로 내려가야 하며 그때까진 10∼1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월마트가 처음 RFID 도입을 발표했던 1월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가격보단 사생활 침해가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의류업체 베네통도 지난 3월 RFID 도입을 발표했다가 소비자단체의 공격을 받았다. 또 10억종 이상의 물품을 취급하는 월마트로서는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일로 RFID에 대한 거품이 꺼져 관련 업계가 보다 현실적으로 기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RFID 시스템은 초소형 칩과 안테나, 그리고 이들이 발산하는 신호를 인식하는 리더로 구성돼 있다. 이 기술은 칩에 담긴 제품정보를 인식해 재고·유통·매장관리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해준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이 기술이 바코드를 대체하겠지만 소비자의 사생활이 감시당할 것이란 부작용 등의 우려를 표시해 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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