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통 `빅플레이어` 발돋음

 LG유통이 이달로 LG그룹 유통사업 통합 1주년을 맞았다. 단순한 사업부 결합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안팎의 분석과 달리 통합 이후 상당한 성과를 올려 주목된다. 전문 경영인인 강말길 부회장과 오너 출신 허승조 사장의 ‘투톱’ 체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롯데와 신세계에 맞먹는 유통업계의 ‘빅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LG는 지난해 7월 LG25와 LG수퍼마켓을 운영하는 LG유통, 할인점 LG마트를 전담하는 LG수퍼센터, LG백화점 3개 회사를 통합법인 LG유통으로 합병했다. 유통 분야에서 취약한 LG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날로 대형화되는 유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LG유통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신경 쓴 분야는 중복 분야의 통합이었다. 내부적으로 편의점과 수퍼는 강말길 부회장이, 할인점과 백화점 사업은 허승조 사장이 책임지고 있지만 사업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마케팅을 극대화하자는 포석이었다.

 먼저 할인점과 수퍼마켓의 MD(Merchandise Director)부문을 합쳐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매입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 입찰 방식을 통해 구매원가를 절감하고 자가브랜드(PB) 상품을 다양화하는 등 상품수를 크게 늘렸다. 물류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올렸다. 백화점·할인점·수퍼·편의점 등 사업부를 통틀어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규점 출점에 유리한 기반을 마련했다.

 공동 마케팅 역시 통합 이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너스카드’. LG유통의 보너스카드 회원수는 250만명이며 8개의 할인점뿐 아니라 68개 LG수퍼마켓, LG백화점에서 통합돼 운영된다. 출점 방식에서도 다른 업체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3000평 규모 이상의 부지를 할인점으로, 미만일 경우는 수퍼, 더 작게는 편의점까지 고려해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라는 운영의 묘를 되살리고 있다. 통합 이후 각 사업부 개발 담당자는 이제까지 축적된 ‘개점 노하우’를 공유하고 주기적인 회의를 거쳐 효과적인 출점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수퍼와 마트, 마트와 백화점, 수퍼와 백화점간의 인적교류를 통해 사업별 비교 우위의 역량을 접목하고 있다. LG는 통합 1주년인 올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0% 성장한 3조2000억원의 수준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박성환 경영지원 상무는 “LG유통은 사업분야나 매출규모 면에서 선발업체격인 롯데와 신세계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 “통합 이후 1년이 종합 유통기업의 기반을 닦는 해였다면 지금부터는 실적과 경영성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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