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LG전자가 선보인 세계 최대 71인치 PDP TV를 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9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개막한 ‘IMID 2003’에는 PDP·TFT LCD 등 세계 최고 평판디스플레이(FPD) 제품이 총출동, 관람객의 눈과 발길을 사로 잡았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과 해외 바이어들은 커다란 화면에서 펼쳐지는 천연색 동영상이 마냥 신기한 듯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LCD냐, PDP냐=IMID 2003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한 LG필립스LCD의 박기선 부사장과 사가대학의 우치이케 교수는 상반되게 각각 LCD, PDP의 우수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기선 부사장은 지난 5월 닛케이마이크로디바이스자료를 인용, LCD TV는 PDP 및 CRT, 프로젝션 TV 등과 비교시 구현가능 화면크기부터 제품수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조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며 현재 열세를 보이는 가격부문에서도 차세대 팹 투자, 부품업체들의 재료비 절감 등으로 조만간 PDP를 따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치이케 교수는 PDP가 가격적인 메리트, 화질, 동영상 측면에서 LCD에 앞서 있다며 LCD의 가격이 PDP에 비해 크게 메리트가 없을 경우 대형화면은 PDP가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지존 경연장=이날 전시장에는 FPD분야 세계 ‘지존’을 다투는 삼성과 LG계열 업체들이 각각 세계 최대 규격의 디스플레이를 출품,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LG전자가 71인치 PDP TV를 전시장 전면에 배치, 세계 최대 규모임을 한껏 과시했으며 삼성SDI는 이보다 1인치 작은 70인치 PDP TV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TFT LCD에서는 삼성전자가 54인치 TV를, 유기EL에서는 삼성SDI가 15.5인치 모니터를 각각 세계 최대라는 캐치플레이즈를 내걸고 위용을 뽐내기도.
◇화질싸움도 가열=‘누가 더 선명한가’.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총출동하면서 디스플레이 종류별, 업체별 화질경쟁도 자연스럽게 연출됐다.
관람객들은 TFT LCD와 PDP TV를 번갈아 보며 미묘한 화질차이를 찾아내느라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
삼성SDI가 선보인 15.5인치 유기EL 모니터는 시야각에 상관없이 선명한 화질을 제공, 단연 눈길을 끌었으나 70인치를 넘는 PDP TV의 사이즈에 압도당해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으지는 못했다.
반면 3D화면을 구현하는 삼성SDI의 PDP TV 앞에는 사물이 튀어나올 듯한 입체화면을 보기 위해 몰려된 인파로 좋은 대조를 보였다.
◇바이어들 장비업체에 관심=일반 관람객이 디스플레이 제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반면 국내외 바이어들은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특히 산업기술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에이엔에스와 선익시스템 등 유기EL 증착장비를 국산화한 업체들엔 해외 바이어들의 상담이 이어졌다.
선익시스템 이응직 부사장은 “바이어들이 증착장비 기술에 대해 이래저래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양산용 장비수주를 위한 좋은 징조”라며 한껏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한국디엔에스·에이디피엔지니어링 등 유력 장비업체들도 신제품을 전시회를 통해 처음 공개하고 바이어들과 상담에 분주한 모습.
◇톡톡튀는 전시부스 ‘눈길’=종류별·사이즈별 디스플레이를 기하학적인 설치물과 곁들여 꾸민 화려한 전시부스는 전시장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전시장 소개를 맡은 팔등신 도우미들은 기념촬영을 원하는 관람객과 포즈까지 잡아주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원더풀 코리아=이번 전시회에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부쩍 늘어 아시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들은 전시장 곳곳을 꼼꼼히 살피며 눈길을 끄는 업체 관계자와 즉석에서 상담을 벌이는 등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취하기도.
디스플레이 노광장비 개발업체인 미국 애조레스 엘비노 실베리아 사장은 “삼성과 LG가 내놓은 세계 최대 규모의 PDP TV와 TFT LCD를 실제로 눈으로 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며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의 위상이 이번 전시회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IMID 전시회가 처음 개최될 때부터 한번도 거르지 않고 참가했다는 그는 “전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전시회를 앞으로도 빠짐없이 참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정보디스플레이대상 시상식에서 조해녕 대구시장은 축사를 통해 “IMID를 계기로 대구가 디스플레이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으며, 고정식 산자부 생활산업국장은 “디스플레이산업을 21세기 성장엔진 중 하나로 육성하고, 특히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율을 현 40%에서 60%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 김용배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장은 이날 오후 전시장 5층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을 위한 간담회’에서 “내년도 IMID 2004를 대구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했으며 미국 정보디스플레이협회(SID)가 주관하는 국제디스플레이연구학술대회(IDRC)를 IMID와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
[인터뷰]IMID학술위원장 황기웅 교수
“SID·IDW 등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에 발표되는 PDP 논문 중 60%가 한국 논문일 정도로 한국 디스플레이기술은 어느 디스플레이 선진국 못지 않습니다. 이번 IMID 2003에는 세계 어느 학술대회 못지않게 알찬 학술논문이 발표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IMID 학술위원장인 황기웅 서울대 교수는 IMID 2003에는 세계적인 PDP 권위자인 일본 사가대학의 우치이케 교수, 세계적 권위의 연구집단인 콜롬비아대학·세이코엡슨·산요·에콜레폴리테크 등에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이미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TFT LCD·PDP·유기EL·장비·재료 등 총 8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되는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저온폴리(LTPS)기술의 핵심인 연속결정화 기술, PDP 분야의 고효율과 관련된 셀 구조나 구동방식에 대한 논문만 20여편이나 소개된다. 다양한 디스플레이 분야를 총망라하는 것은 물론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심도있는 논문들이 학술대회의 격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황 교수는 “발표장마다 빈 자리가 없을 정도며 발표 후에는 서로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 더욱 열기가 뜨겁다”며 “이번에 발표된 논문을 정보디스플레이학회지 및 사이트에 수록해 전세계 디스플레이 연구진 및 학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IMID에 발표된 논문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논문 발표 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LG필립스LCD·삼성SDI 등에서 논문 발표에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역사는 일천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눈부신 성장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디스플레이 분야 전공교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한국”이라며 “이런 밑바탕은 향후 원천기술 개발과 인력양성부문에서 경쟁국이 따라오기 힘든 이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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