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윈도 CE에 도전장 내민 김흥남 박사

 “오는 2007년께 1183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디지털 홈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CE와 한판 붙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가진 우리나라부터 리눅스 임베디드 운용체계를 표준화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지털 홈 운용체계인 윈도CE에 당당히 리눅스 토종 SW로 도전장을 내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흥남 임베디드SW기술센터장(48). 그가 승산있는 게임을 전개하기 위해 내건 전제조건이다.

 “공룡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싸움이 ‘다윗과 골리앗’에 비견되지만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KT에서도 리눅스 도입을 긍정 검토하고는 있지만 완승하기 위해선 산·학·연이 연계된 연합군을 형성하여 맞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는 “PDA 운용체계 분야에서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이달 내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ETRI를 비롯한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참여하는 디지털홈 표준 포럼이 발족되면 뒤집기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눅스 임베디드 기반의 디지털홈 운용체계 ‘큐플러스’(Qplus)를 지난 해 열린 리눅스 월드 엑스포에 처음 선보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가 우리 부스로 찾아와선 출품작 중 기술의 완성도가 최고라며 Win/CE기반으로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망 때문에 디지털 홈을 구현하는 테스트베드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 나라가 굳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겠다 싶어 공동연구 제안을 그 자리서 정중히 거절했다”며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돌아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의 뒷모습을 보고 기술력에 긍지를 갖게 됐다”고 당시의 일을 되새겼다.

 “앞으로 임베디드 SW와 관련한 홈서버나 스마트폰, 카서버 등 포스트 PC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응한 임베디드 에브리웨어(Everywhere)를 구현해 보고 싶습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한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임베디드 리눅스에 인생을 걸었다”며 향후 벌어질 결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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