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산 통신기술과 장비를 기반으로 한 cdma2000 1x 이동전화 서비스가 처음으로 1일 베트남에서 상용화한 것은 그동안 말로만 무성했던 ‘통신강국’ 한국의 명성을 실제로 입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CDMA 해외진출 전략을 한단계 높여 놓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간 CDMA 관련 수출이 서비스 운영·장비·콘텐츠 등 따로따로 추진되던 상황에서 벗어나 이번에 베트남 CDMA서비스 상용화는 이동전화 서비스사업자인 SK텔레콤과 통신장비업체인 LG전자, 동아일렉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해외 동반진출 전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게다가 GSM기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서 CDMA기술의 우수성을 알려 시장을 확산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업추진에 따라 향후 무선인터넷 솔루션 개발업체와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후속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갖게 한다.
사실 우리의 CDMA 서비스 기술이 해외에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99년 몽골에서 아날로그방식의 CDMA서비스를 개통시켰지만 가입자 규모가 작아 단순히 ‘CDMA 해외 첫 수출’이라는 의미에 그쳤다. 이에 비해 이번 베트남에서 상용화한 cdma2000 1x는 2.5세대 디지털 서비스로 우리의 주력기술이고 우리의 자금과 기술로 이뤄진 첫 해외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구 8000만명의 베트남은 지난 2000년 이후 이동전화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넘는데도 휴대폰 보급률은 아직 2.2%에 그쳐 시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특히 인도차이나 반도의 맹주국으로서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막강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베트남 CDMA 상용서비스 개시는 향후 인도차이나 반도의 각국으로 CDMA가 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함으로써 SK텔레콤의 장기플랜인 ‘CDMA벨트’ 구축에 시동이 걸린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큰 베트남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합작으로 초기에 진입한 것은 CDMA벨트 확산과 베트남 통신사업 발전이라는 한국과 베트남의 ‘윈윈’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니 한가지 유의할 것은 국내 기술과 자본을 기반으로 한 CDMA 서비스를 해외에서 처음하는 만큼 경험부족에 따른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아직까지 법·제도보다 관행이 앞서는 등 외국기업에 불리한 요소들이 많아 시장공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물론 SLD텔레콤이 기존 가입자들은 누릴 수 없는 서비스와 발빠른 마케팅으로 법인과 젊은층 고객을 집중 공략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베트남 젊은층에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베트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철저한 대비만이 사업성공의 요체라 본다. SLD텔레콤의 성공여부는 향후 한국기업들의 유사한 국가 진출에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수출환경에다 무역수지 적자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관련제품 및 기술의 수출기회가 늘어난다면 그것처럼 반가운 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베트남 CDMA 상용서비스를 계기로 이동통신서비스·콘텐츠·장비 등이 결합된 복합무역이 새로운 수출패턴으로 자리잡는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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