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호황을 보였던 미국의 IT제품 수입시장에서 지난 10년간 쾌속질주를 이어온 중국이, 뒷걸음질 친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한국은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 확대에 힘입어 서로 자리바꿈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간을 지켰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늘어나 한국 제품과의 경합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일등상품 확대와 수출품목 다양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일본 ‘추락’, 중국 ‘급증’, 한국 ‘선전’=KOTRA는 한·중·일 3개국의 지난 10년(‘92∼’02년)간 미국 IT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비교분석한 자료에서 일본은 지속적인 수출감소로 점유율이 34.7%에서 13.3%로 거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약진을 지속해 2.4%에서 16.2%로 7배 가까이 확대되었으며 한국도 6.0%에서 7.6%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금액면에서는 일본이 311억달러에서 260억달러로 10년간 16.4% 감소하였으나 중국은 21억달러에서 318억달러로 15배 증가하였으며 한국은 54억달러에서 149억달러로 2.8배 증가했다.
◇중국=중국은 10년새 36개 품목에서 모두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상위 8개 품목에 있어서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새 38.9%에서 9.6%로 4분의 1 이하로 감소해 중국제품이 주로 일본 제품의 시장을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품도 시장점유율이 9.2%에서 6.5%로 29.3%가 하락해 일본보다는 덜하지만 중국제품 진출확대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일본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92년 이후 일관되게 감소하고 있다. IT 36개 품목 중 10년새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품목은 3개 품목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33개 품목은 모두 감소하였다. 특히 수출비중이 큰 컴퓨터(8471), 반도체(8542), 무선통신기기(8525) 등 주력품목의 시장점유율 감소가 두드러졌다. 또 일본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였으나 90년대 후반부터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국=10년 동안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1.6% 늘었지만 이는 전적으로 무선통신기기에 의존했다.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할 경우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은 6.1%에서 5.8%로 오히려 0.3%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통신기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92년 4.9%에서 2002년에는 21.2%로 4배 넘게 늘어나 한국 제품 중 유일하게 미국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6개 품목 중 시장점유율이 감소한 품목도 절반에 가까운 17개 품목에 달하여 수출품목 다양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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