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주무대로 하는 n세대는 음악을 소비하는 데도 기존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음반가게를 찾는 대신 인터넷에서 ‘디지털’ 파일 형태로 제공되는 음악을 ‘내려받아(download)’ 감상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네티즌들을 특별히 ‘d세대’라고 부른다.
미리엄 로즈노(14)는 320억달러 규모의 전세계 음반업계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은 d세대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버클리에 사는 로즈노는 보통 음악을 듣기 위해 전축이 아닌 컴퓨터를 사용한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음악을 내려받는 게 더 쉽기 때문에 한동안 CD를 사지 않았다. 로즈노는 “원할 때 바로 갖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서 “디지털가입자회선(DSL)이 무척 빠르기 때문에 2분이면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라이언 켈렛(16)은 자기 또래 가운데 온라인에서 음악을 내려받지 않는 10대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음반업계가 10대 고객들의 의견을 더 들을 필요가 있다”며 “시대에 맞춰 인터넷을 도구로 활용해 10대들의 마음에 더 가깝게 다가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반업계에 좋은 소식은 음반업체들이 무료 다운로드의 최선의 대안으로 믿고 있는 애플컴퓨터가 선보인 ‘i튠스 뮤직스토어’가 d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 1곡당 99센트를 받는 i튠스 뮤직스토어가 지난 4월 28일 서비스를 시작한 후 1달여 만에 500만곡 이상을 판매하는 등 초기 성공을 거두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아마존 등 하이테크 거인들도 잇따라 온라인 음악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음반업체 중역들은 온라인 음반산업이 마침내 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믿고 있다. 워너뮤직그룹 폴 비디치 수석 부사장은 “d세대는 극복해야 할 도전”이라면서 “이들은 상실의 세대나 상실의 음악 소비자가 아니라 단지 오프라인에서 음악을 구입하지 않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10대들은 로큰롤이 한창 유행했을 때 이에 매료돼 음악을 듣기 위해 음반가게에 모였다가 새 음악을 사곤 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10대는 음반업계의 최대 고객층으로 평생 음반을 구입할 집단이라는 것이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에 따르면 10년 전 미국의 음반 판매액이 100억달러에 달했을 때 이 중 16.7%는 15∼19세 사이의 10대가 차지했었다. 2위는 20∼24세로 15.1%, 25∼29세 집단이 13.2%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세계 음반 매출은 126억달러였다. 그러나 15∼19세 사이의 10대의 구입 비중은 13.3%, 20∼24세의 비중은 11.5%로 줄어들었다. 반면 45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25.5%로 최대 CD 구입 고객이었다.
베이지역(실리콘밸리 중 샌프란시스코만 주변지역) 10대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및 최근의 여러 연구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이 같은 변화는 부분적으로 오늘날의 d세대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구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들 자녀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숙제를 하고 인터넷 라디오를 듣는 한편 음악 선곡집을 만드는 등 컴퓨터를 이용한 다중과업 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DVD 영화, 디지털 케이블, 위성TV, 휴대폰 등 신기술들도 음반과 경쟁하고 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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