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벤처신화’를 꿈꾸는 미래산업이 초일류 메카트로닉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충청권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으로 최근 조성에 탄력이 붙고 있는 천안밸리. 삼성SDI를 비롯한 서울 일렉트론, 테크론 등 여전히 명망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IT기업들이 군집을 이룬 그 중심에 생산공장과 본사를 둔 미래산업(대표 이형연 http://www.mirae.com)이 제2의 도약을 위한 ‘용틀임’을 시작했다.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이던 정문술 회장체제에서 장대훈 대표를 거쳐 이형연 부사장이 새 CEO를 맡은 지 한 달이 좀 넘었습니다. 그동안 뼈를 깎는,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품 생산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요환 장비생산팀장(38). 그는 “최근의 국내 및 세계 경기 하락국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주문이 밀려 야근을 해야 할 판”이라며 “회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근래 들어 보기 드물게 공장에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설비투자는 전공정에서 후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반도체 기업들이 경기하락 때문에 미뤄 두었던 반도체 후공정 설비 투자에 다시 나서면서 미래산업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래산업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와 전자회로기판(PCB) 제작용 마운터 등 두 가지.
반도체 후공정의 소자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테스트 핸들러는 지난 83년 창업 당시부터 함께 해온 미래산업의 산 역사다. 국내 첫 양산체제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호환성과 프로그램 기술이 뛰어나다.
이 분야는 최근 플래시 메모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른 반도체 회사들이 주시하고 있을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1, 2002년 반도체 장비시장의 불황으로 관련업체들의 매출이 평균 30∼40%씩 감소하는 등 최고의 불황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납기를 맞추기 어려울 만큼 납품주문이 밀려 들고 있다.
지난 99년 이래 반도체 PCB에 칩을 탑재하는 기술인 마운터에 손을 댄 미래산업은 이 시장을 평정하지는 못했지만 시간당 4만개의 칩 실장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상하좌우 기동이 가능한 리니어 모터 방식의 신제품으로 일본과 정면 승부를 걸고 있다.
“일본이 전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수요에 따라 마운트 사장은 출렁입니다. 그러나 납기나 원가, 품질경쟁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생산기술 지원의 총대를 매고 있는 조숙래 생산기술팀장(37)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인 독일의 인피니온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등 세계시장에서도 기술력을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산업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들어 대대적인 마케팅 중심의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되어 한창 잘 나갈 때만 해도 액면가 100원이던 주식이 1만800원, 108배까지 기록하는 등 전무후무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2001년 IT산업의 불경기로 한동안 어려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미래산업의 IR담당 임희경 대리(35)는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인터넷 사업을 정리하는 등 기업경영 구조도 일신, 지난 1분기에만 21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올해 상반기 내 100% 흑자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인터뷰>
△경현태 생산본부장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R&D투자에 소홀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지난 해에만 전체매출의 18% 정도인 90억원 가량을 투자했습니다. 올해에는 100억원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래산업의 제품생산을 총괄하고 있는 경현태 생산본부장(42)은 “생산성 향상은 구조조정만이 아니라 기술개발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 본부장은 “오는 7월부터는 밤 12시 이전 퇴근이 어려울 만큼 수주가 밀려드는 등 경기 상승은 설비투자의 증가부터 시작된다는 말을 절감하고 있다”며 “피부에 와닿는 체감경기로만 보면 적어도 연말 이후의 반도체 경기는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내년 신제품은 생산성과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 출시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눈빛이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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