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사건은 9·11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을 또다시 몸서리치게 했다. 테러범들은 일차적으로 자폭테러를 했고 이어 리모컨으로 대량의 폭탄을 터트림으로써 파티장을 피바다로 만들어 버렸다. 그로 인해 사망자만 200여명에 달했다. 9·11 이후 테러로 인한 피해규모로서 최대다.
사건이 터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알 카에다의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미국도 아닌 동남아시아의 한적한 휴양지를 왜 알 카에다가 테러 목표로 삼았는지 의아해 했다. 특히 9·11 이후 테러가 발생하더라도 미국 지역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 사람들은 허를 찔린 듯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발리가 테러 대상이 된다면 세계 어디나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인식되면서 공포에 떨었던 것이다.
이 테러를 지휘한 핵심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이맘 사무드라는 최근 알 카에다의 동남아 최대 동맹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의 행동대장인 함발리의 명령에 따라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힘으로써 발리 테러가 알 카에다와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발리가 테러 목표가 된 것은 그곳에 서방인들이 많이 있기도 하지만 경비가 철저하지 않은 호텔이나 아파트 등 소위 ‘소프트 타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력하다. 위험이나 저항 없이 쉽게 테러를 자행할 수 있으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가까워 오자 테러 경고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 알 카에다 조직이 뿌리 뽑히지 않은 상황에서 폭탄이나 생화학무기, 또 사이버 테러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알 카에다가 미국을 겨냥하면서 발리에 폭탄을 터트릴 정도라면 지구상에 어느 나라도 안심을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박재성논설위원 j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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