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 춘추전국시대 돌입

 ‘서지훈이 누구야? 어! 강민은 또 어떤 선수야?’

 최근 스타리그 무대에 무서운 신예들이 등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GO팀의 신예 서지훈(테란)과 강민(프로토스). 서지훈이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결승전에서 ‘황제테란’ 임요환에게 3대 0 패배라는 수모를 안겨주며 결승에 오른 데 이어 강민도 MBC게임 스타리그 본선무대 첫진출에 곧바로 결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한빛스타즈의 박경락(저그)도 최근 벌어진 메이저대회에서 2회 연속 4강에 오르며 신흥강호 명단에 이름을 새겼다.

 그동안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들 신흥 고수에게 관심이 모아진 것은 당연한 일. 마니아 사이에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이처럼 화려한 성적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이들의 전적을 자세히 꿰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들이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라기보다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중고 신인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프로리그 본선무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꽤 알아주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서지훈은 아직 얼굴에 뽀송뽀송한 솜털이 채 가시지 않은 곱상한 얼굴이지만 고교 1학년 때인 지난 2001년부터 아마추어팀인 YG(엽기)클랜에서 활약하면서 오만가지 실험을 다해본 선수다. 그때부터 눈에 띄는 신인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강점은 ‘정석테란’ 김정민보다도 더 정석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생산력은 이윤열을 능가할 정도로 뛰어난 점.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엽기클랜 출신의 그가 가장 정석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엽기적이다. 최근 임요환을 격파하고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에 오르며 임요환·이윤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테란 강자로 부상했다.

 강민도 그동안 아마추어 길드만 전전하다 얼마전에야 GO팀에 합류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노땅’들이 많이 모인 3040클랜에서 주로 활동했는데 예의바르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많이해 클랜의 귀염둥이로 전폭적인 후원을 받아왔다. 특히 그가 펼치는 경기는 매 경기가 바로 전략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전략적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일컬어 ‘프로토스 임요환’이라고 부른다. 더구나 플레이 자체도 상대방에게 ‘뭘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기존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아직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박경락은 모든 선수들이 두려워하는 저그 유저다. 지난해 한빛스타즈팀에 합류해 연습을 해왔지만 지난달에야 겨우 연습생으로 등록된 오리지널 신예다. 아직 대 저그전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점만 극복하면 초일류 선수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

 이밖에도 최근 물량전의 대가로 떠오른 오리온팀의 신예 최연성(테란)과 소울팀의 변은종(저그), 최근 프로로 데뷔한 김금백 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서운 신예들이다.

 이 가운데 최연성은 별명이 ‘치터’. 마치 치트키를 쓰는 것처럼 생산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한 팀인 임요환의 영향을 받으면서 물량을 바탕으로 한 힘의 테란으로 변신, 최근 개인전 최다승인 5승을 기록하는 급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또 최근 KPGA 팀리그에서 신인왕에 오른 소울팀의 변은종(저그)은 팀리그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야흐로 스타리그 무대는 임요환·홍진호·강도경·이윤열 등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의 시대를 넘어 기존 강호와 신흥 강호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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