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재래시장

 1608년 대동미·포·전의 출납을 맡는 선혜청이 설치된 이후 자연스럽게 지방의 특산물을 거래하는 장터로 형성된 남대문시장과 동부 이현의 예지동에 세워져 한때 배우개장으로 불리던 동대문시장은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물론 주류를 이루는 상품은 조금 다르다. 남대문시장은 섬유제품·주방용품·가전제품·민예품·토산품·농수산물·식품·일용잡화 등이 망라돼 있는 반면 동대문시장은 평화시장·동화시장·흥인시장·광희시장에 이어 최근 두산타워·밀리오레·디자이너클럽·거평프레야 등 고층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명실상부한 패션1번지로 자리잡았다.

 재래시장의 양대 산맥인 두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소규모 점포지만 점포주가 직접 생산·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 백화점과는 달리 가격이 들쭉날쭉해 같은 물건이라도 흥정만 잘하면 보다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격이 싸고, 흥정이라는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래시장에서나 느낄 수 있던 흥정의 묘미를 인터넷에서도 맛볼 수 있다니 세상이 변해도 엄청나게 변한 것 같다.

 대표적인 흥정거래 사이트는 구스닥(goodsdaq.com), 리얼마켓(realmarket.co.kr), 파인드유즈드(findused.co.kr)로 구스닥은 신상품을, 리얼마켓과 파인드유즈드는 중고품을 판매하는데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이곳을 찾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구매방법도 간단하다. 상품정보에 있는 흥정하기 버튼을 통해 제시한 구매 희망가격이 판매자가 미리 정해놓은 최저가격보다 높으면 곧바로 계약이 체결되고, 낮으면 판매자가 또다시 가격을 제시하면서 흥정하는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인터넷 흥정거래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박광선 논설위원 k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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