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은 왜 오노 요코를 택했을까?”
“동양여자의 신비였겠지, 뭐”
“그래도 그렇지, 얼굴을 전혀 안본 것 아닐까? 서양남자 눈에도 아닌 것은 아닐 것 아냐.”
“그야 모르지, 존 레논한테는 (요코가) 예쁜 얼굴이었는지 누가 아냐?”
얼마 전 전철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나눈 대화를 엿들은 내용이다. 두 사람은 서울 태평로의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오노 요코 전시회 소식을 접하고서, 새삼스럽게 존과 요코가 어울리는 커플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게 분명했다.
사실 비틀스 또는 존과 요코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은 입에 올렸을 법한 얘깃거리다. 사람들은 흔히 대스타의 결혼이나 연애의 첫 조건으로 ‘여성의 미모’를 따진다. 존 레논과 같은 슈퍼스타한테 요코의 외모는 기대치(?)가 낮아서 조금은 실망스럽다는 일반적인 시각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존과 요코의 결합은 외모의 측면을 떠나서도 못마땅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반일(反日)감정이 강했던 우리 사람들에게 존 레논이 일본여자와 결혼했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소식이 못되었다. “왜 하필이면 일본여자와….” 그래서 존이 사망했을 때 “드센 요코가 남편을 잡아먹은 거야”라고 단정한 사람들도 많았다.
하긴 서방사람들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요코에게 추하다(ugly)는 수식어를 마구 붙여대고 심지어 존과 묶어 ‘광대 커플’이라고 비아냥거린 저널리스트도 많았으니까. 전철의 남자가 말했듯 일부 서양인 눈에도 아닌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속세의 입방아는 참으로 부당하고 한심한 얘기들이다. 적어도 존 레논한테는 그랬다.
그는 언젠가 이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한 바 있다.
“사람들 눈에 요코가 어떻게 보이든 나한테는 최고의 여성이다. 비틀스를 시작할 때부터 내 주변에 예쁜 애들은 얼마든지 널려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 나와 예술적 온도가 맞는 여자들은 없었다. 난 늘 ‘예술가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을 꿈꾸어왔다. 나와 예술적 상승을 공유할 수 있는 여자 말이다. 요코가 바로 그런 여자였다!”
존 레논은 남에게 뻐길 인형이 아닌 ‘예술의 동반자’를 찾았던 것이다. 때문에 존은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난 태어났노라! 살았노라! 요코를 만났노라!”고.
연애든 결혼이든 ‘일단 눈에 꽂혀야 한다’는 명제 아래 비주얼 측면만을 물고 늘어지는 ‘미모지상주의’의 일반 남성과 비교할 때, 겉모습이 아닌 (잘 안 보이는) 여성의 내면을 본 존은 확실히 각별한 남성이다. 이 점에서도 그는 존경받을 만하지 않을까.
기자회견에서 본 오노 요코는 나이 70살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소녀적인 인상에 목소리 톤도 낮았다. 동양적 여성다움 그 자체였지만 답변 한마디 한마디에는 열정이 실려 있었다. 외유내강의 신비스러움마저 느껴졌다.
그 자리에 온 두 명의 기자가 농처럼 서로에게 건네는 말이 들렸다.
“막상 보니 왜 존 레논이 빠졌는지 알겠구만….”
“그러게 말이야. 애인 잘 만나야 돼!”
임진모(http://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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