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식을 거래하는 나스닥시장의 세계화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나스닥재팬이 문을 닫아 일본에서 철수한 데 이어 유럽시장도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스닥유럽은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나스닥유럽은 또 금융감독당국인 벨기에 은행업&재무위원회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통고했다.
파토 얀들 나스닥유럽 이사는 “주주들이 조만간 사업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유럽은 미국 나스닥시장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스닥시장은 유럽에 나스닥유럽 외에도 독일 베를린에 나스닥도이치란트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폐쇄 위기에 직면한 나스닥유럽뿐 아니라 나스닥도이치란트도 거래소로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스닥유럽은 2001년 나스닥시장이 이스닥을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당시 나스닥유럽에 상장된 기업은 60개였으나 이후 상장폐지기업이 줄을 이으면서 현재 상장기업 수는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나스닥유럽에 상장된 기업 중 가장 유명했던 영국의 마이크로칩 디자인회사인 오토너미도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으로 옮겨갔다. 나스닥도이치란트의 경우 아직 상장기업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한편 벨기에 금융당국은 나스닥유럽이 문을 닫을 경우 이곳에 상장된 기업들이 다른 거래소로 이전될 수 있도록 면밀히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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