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1 경제개선 조치 1년 변화

 북한이 지난해 전격 단행한 7·1 경제개선조치가 다음달 1일로 발표 1년을 맞는다. 이 조치 이후 북한주민들은 ‘세상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졌고 돈만 있으면 물건은 얼마든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북한 무역상사들은 가전제품을 대량 수입하면서 시장경제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조치 이후 빈익빈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경제가 오히려 나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OTRA(대표 오영교) 무역관 보고서를 중심으로 7·1 경제개선조치 1주년의 북한을 점검한다.

 ◇시장현황=7·1조치 이전에는 공급증서가 없으면 물건을 살 수 없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물건을 살 수 있다. 특히 공산품을 포함한 생필품의 시장거래를 인정하면서 과거에 비해 생필품 시장상황이 좋아졌다. 북한의 무역상사들은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선풍기, TV, 냉장고, 컴퓨터, 기타 가전제품을 대량 수입하고 있으며, 인테리어용 고급자재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빈익빈부익부 현상으로 많은 주민들은 좋아진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물가동향=북한의 일반 근로자의 평균급여 수준은 종전의 150원 수준에서 3000원대로 높아졌다. 특히 인상폭이 높은 부문은 교육과 과학연구 일군, 그리고 광산 기업소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이다. 물가 또한 당초 생산단가만 고려하여 정책적으로 결정되었던 것이 국제시장가격 및 국내의 수요·공급요인 등이 작용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환율=북한 원화와 주요 외환간의 환율을 보면 미국 달러는 약 150원, 유로는 약 1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달러화 사용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정식 무역은 유로화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보따리무역, 암시장 등에서는 달러가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다. 유로화 대 달러의 교환환율은 1유로에 1.8∼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금결제시 환산은 유로화로 하지만 결제는 달러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상황에 대한 주민의 반응=이전에 비해 주민들은 ‘개혁’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있으며,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주민들이 폐쇄상태에 있는 것이 사실이나, 해외 주재원이나 출장자들을 통해 대외소식을 접하면서 한국의 발전상황과 중국의 발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7·1조치로 임금도 몇십배나 올랐으나 임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높은 물가와 체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95∼97년 ‘고난의 행군’ 시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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