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동조합의 총파업이 22일 종지부를 찍음에 따라 지난 19일 조흥은행 논현동 전산센터를 떠났던 전산인력들이 이날 오전부터 속속 복귀해 23일 정상가동은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파업에서 가장 우려됐던 전산시스템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마비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때 조흥은행 측이 전산인력 부족으로 시스템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일시적인 운영중단 결정을 내렸다가 10여분만에 번복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돼 전국민을 불안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금융계에서 전산시스템의 비중이 그 어떤 때보다 높아졌음이 증명된 셈이며 앞으로 노사간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전산망 마비’는 노조 측의 최대 협상카드로 제시될 전망이다.
◇전산센터 정상운영=이날 전산인력의 복귀로 조흥은행의 전산시스템은 별다른 이상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시스템 가동과 관련해 “노조의 파업철회 이후 전산시스템은 정상가동중이며 30명의 전산요원만 더 충원되면 전산시스템 과부하 문제를 모두 해소, 내일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무가 몰리는 23일부터 전산시스템과 관련된 금융자동화기기(CD/ATM)·인터넷뱅킹·폰뱅킹·계좌이체 등은 원활하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산인력 중요성 실감=이번 파업으로 전산과 전산인력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동안 창구업무의 보조역할로 인식되던 전산부문이 ‘금융의 핵’으로 부상했음은 물론 이를 운영하는 전문인력들의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특히 시스템의 ‘물리적인 다운’ 작업없이 운영인력의 이탈만으로도 시스템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입힐 만큼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당초 정부와 은행 측이 대체인력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실제 운영인력이 빠져나간 지 3일만에 시스템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전산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대안은 없는가=이번 파업으로 드러난 ‘전산망 마비’의 활용은 금융계 전반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예고된 금융계 총파업을 비롯해 앞으로의 모든 금융계 노사갈등에는 ‘전산망’이 협상카드로 제시될 것이다. 이번 파업을 통해 별다른 조치없이 인력만 빠져나와도 시스템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어서 별다른 충돌없이도 노조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금융그룹이나 농협 등이 적용하고 있는 것과 같이 IT전문업체에 전산센터 운영을 아웃소싱 형태로 일임하는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대부분 그 역할을 IT운영 계열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계열사간 연대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파업을 계기로 안전한 전산망 운영을 위한 금융계 전체의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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