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업계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MLCC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정보기술 전문 매체인 EBN이 19일 보도했다.
이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들과 주로 전자제품의 생산을 위탁받아 전문적으로 제조 및 서비스를 전담하는 생산전담회사인 EMS업체들이 과잉설비 상황을 악용해 협상과정에서 제품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iSuppli)에 따르면 MLCC가격은 지난 3월 개당 0.0096달러였으나 4월에는 0.0083달러로 떨어져 올들어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아이서플라이의 션 우드 분석관은 “가격협상은 언제나 시장가격이 형성되기 1분기 전에 이뤄진다”면서 “2분기 가격의 하락은 1분기 가격협상이 관련업체에 불리한 방향으로 이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공급업체들이 OEM의 가격횡포에 반발하기 시작하면서 MLCC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아시아의 MLCC 업체들이 강력한 지역 수요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설비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드 분석관은 중국의 콘덴서 업체들이 국내시장의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공장 자동화를 통해 품질을 대형 공급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미국법인의 빌 글라스 판매담당 매니저도 “OEM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가격협상에서 더 많은 제품을 포함시키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기가 당초 올해 전체로 가격 하락폭이 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콘덴서 가격이 분기당 평균 5%씩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범용 부품의 경우 하락률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MLCC의 가격이 지난 2000년 이후 50%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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