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솔루션산업 일류화 전략]좌담회 지상 중계

 전자신문사는 한국SI연구조합과 공동으로 ‘IT 솔루션산업 일류화 전략 지상 좌담회’를 개최해 국내 IT 솔루션산업의 현주소와 IT 솔루션산업의 중요성, 성공적인 해외 진출 방안 등을 진단했다. 한창희 한양대 디지털경영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서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사장과 김길웅 소프트파워 사장, 이경준 KTS 사장 등 참석자는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IT 솔루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IT 솔루션산업 발전을 위해 국내 시장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한창희 한양대 디지털경영학부 교수)=IT 솔루션산업이 중요하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IT 솔루션산업의 현황과 역할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 IT 솔루션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해달라.

 △백원인(미라콤아이앤씨 사장)=IT 소프트웨어부문은 크게 SI·솔루션·컨설팅·IT교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IT 솔루션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임에 틀림없다.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400대 대기업(World’s 400 Best Big Companies)’에 따르면 MS·오라클·SAP·어도비시스템스·인튜이트·시만텍·위프로·인포시스테크놀로지 등 IT 솔루션업체 6곳이 선정됐고 이들의 부가가치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길웅(소프트파워 사장)=국내 IT 솔루션업체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자체 시장 규모도 크지 않고 인건비 또한 낮지 않지만 중국과 일본이라는 든든한 후방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는다면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백원인=자동차와 가전·반도체 등 일반 제조업체의 제품 생산 방식은 점차 모듈화되고 있다. 즉 각 요소요소를 패키지화하는 것이다. 모듈화된 생산 방식을 통해 제작 단가를 낮추고 유지보수·사후관리 등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행 대기업 SI업체가 펼치는 하청방식으로는 IT 솔루션의 전문화 및 고도화를 기대할 수 없다.

 △사회=IT 솔루션산업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분야가 IT 컨설팅산업과 SI산업이다. IT 솔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들 관련 산업과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김길웅=국내 IT 솔루션업체 대부분은 연구개발 능력은 뛰어나지만 마케팅 능력은 크게 모자란다. 현재 IT 솔루션 판매는 대부분 대형 벤더를 통해 이뤄진다. IT 솔루션 도입 이전에 컨설팅을 받기 마련인 데 컨설팅 대부분을 외국계가 독식하고 있다. 또 SI업체의 하청방식은 수요자가 꼭 필요한 IT 솔루션을 찾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이 찾으려는 IT 솔루션이 국내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경준(KTS 사장)=국내 IT 솔루션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는 IT 솔루션업체들이 분야별로 수요를 개발하고 창출해야 하는데 개별 업체들의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IT 솔루션업체 입장에서는 장래가 불투명하니까 인재 양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 개발과 마케팅, 인재양성 등을 정부나 SI업체 등이 지원해야 한다.

 △사회=결국 IT 솔루션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언급해달라.

 △백원인=미국 국방부는 미국 IT 솔루션업체들의 최대 시장이다. 미국은 공공기관이 자국에서 솔루션이 출시되면 민간보다 먼저 구매하고 기술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정통부나 한국소프트웨어산업연합회 등 관련 기관이 국산 IT 솔루션을 일정 부분 도입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이경준=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관련 기관이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깨달아야 한다. 다양한 제도와 기금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우위에 있는 원천기술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김길웅=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IT 솔루션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사고와 국산제품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정부와 관련 기관이 앞서 버려야 한다. 현행 산업구조는 갈수록 분업화되고 동시에 전문화되고 있다. IT 솔루션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특화를 유도하고 이에 적절한 인센티브를주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일각에서는 IT 솔루션의 고급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다 나은 기능을 갖춘 IT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말이다.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먼저 제안하고 이에 맞출 수 있는 IT 솔루션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김길웅=옳은 지적이다. 디지털경제의 고도화와 함께 IT 솔루션의 미래는 결국 기존 IT 솔루션의 재편을 요구할 것이다. 기존 경영정보시스템(MIS)과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미래 시장을 한 발 앞서 예측하는 건 IT 솔루션업체들의 몫이다. 이를 위해 최신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IT 솔루션업체가 그동안의 기술과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지 못한다. 업체 스스로 어떤 분야에 전문화해 최적화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백원인=IT 솔루션업체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가 모범사례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현행 대기업 중심의 정부 및 공공기관 입찰제도 등을 개선해 전문 IT 솔루션업체들이 동등한 기준 아래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T 솔루션산업의 저해 요인 중 하나인 해외 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버려야 한다. 국내 IT 솔루션업체가 발붙일 토양을 만들 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우수한 제품, 산업 발전이라는 선순환 모델이 가능하다.

 △사회=국내 IT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IT 솔루션업체의 활약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원인 처방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모아야 할 때가 왔다.

 △이경준=IT 솔루션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접근하는 전술 차원의 차별화가 전제돼야 한다. 개발도상국은 IT 인프라 환경도 열악하고 투자여력도 없다. 반면 선진국은 시장 진입 자체가 치열하다. 개발도상국에는 경제협력자금을 빌려주고 IT 솔루션을 수출하는 방식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볼 만하다. 과거 KOTRA를 통해 수출 신화를 창조한 것처럼 IT 분야에서 KOTRA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세계를 아우르는 최신 정보와 기술 동향, 사업 참여 기회를 수시로 개별 IT 솔루션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백원인=현재 정부에서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점에 우선 감사드리고 싶다. 각종 해외 전시회 및 세미나에 비용을 지원해주고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IT 솔루션업체에서는 이런 정부지원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프라를 토대로 IT 솔루션업체가 유비쿼터스와 멀티미디어 솔루션 등 향후 발전 가능한 분야에 대한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접근한다면 해외 시장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IT 솔루션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언어교육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영어와 중국어는 물론 잠재시장인 제3지역 언어권에 대한 선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IT 솔루션에는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 IT 솔루션산업 발전을 위해 업체 스스로의 품질 개선과 시장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과 해외 진출을 위한 복안들에 대해 토론에 활발히 참여해주신 전문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IT 솔루션산업 발전을 위해 참석자 여러분의 분발과 선전을 기대하고 싶다.

 <정리=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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