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에 `뭉칫돈`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중 최고치인 37만원선에 올라섰다.

 최근 DDR D램 가격의 상승과 미 증시에서 IT관련주들의 선전으로 외국인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19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루 전보다 1만6000원(4.52%) 오른 37만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4월 2일 27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두달반만에 주가가 32.6%나 오른 것이다. 외국인들은 무려 1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난달 22일 52.33%이던 외국인 비중을 54.3%까지 늘렸다.

 이러한 주가상승에는 D램 가격 상승이 가장 큰 밑받침이 됐다. 당초 올해 6월 최악의 비수기를 맞으며 3달러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으나 인텔의 스프링데일 칩세트 출시에 따른 D램 수요 회복 등에 영향받아 DDR 400제품이 5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D램 가격은 변동이 심하고 IT경기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기에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해 10월 대비 80% 이상 오르면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불러일으켜 수급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승률이 작년 10월 대비 10%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달들어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하이닉스에 대한 고율의 상계관세 부과도 삼성전자가 반사익을 얻을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D램 가격 전망, 삼성전자의 실적추이 등을 봤을 때 아직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세계 동종업체 대비 가장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0만원선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의 숨고르기 가능성 등으로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증권 최석포 연구원은 “글로벌 IT펀드에 장기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세계 동종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40만원선은 충분히 넘을 수 있다”며 “하지만 단숨에 올라가는 것보다는 이익증가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방을 벌이며 하반기 이후에나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40만원 돌파의 가장 큰 관건은 역시 D램 가격이 꼽히고 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고조돼 있는 상태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스프링데일 칩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면서 유통 및 모듈업체들이 재고 축적과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D램업체 재고수준이 지난 99년 이후 가장 낮고 하반기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요가 조금만 살아주면 D램 가격 상승세가 급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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