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형 휴대폰은 `굴러온 돌`?

 ‘낸드(NAND, 데이터저장형)’가 ‘노어(NOR, 코드저장형)’ 위주로 형성돼온 휴대폰시장을 통째로 집어삼키기에 나섰다. 플래시메모리의 두 축인 낸드형과 노어형은 각각 ‘데이터저장형’과 ‘코드저장형’으로 불리며 서로의 영역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업체들이 데이터·이미지·동영상 등 막대한 정보량을 처리하기 위해 대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면서 낸드형이 노어형 몫의 휴대폰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EBN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도시바·르네사스 등 낸드형 제조업체들이 노어형의 아성인 휴대폰 플래시메모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도시바의 플래시메모리부문 구마가이 브라이언 개발매니저는 “아시아의 6개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미 노어형을 낸드형으로 교체하고 있고 연말에는 낸드형을 채택 업체 수가 2배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형의 ‘노어형 공략’ 가시화=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심비안이 차기 휴대폰용 운용체계(OS)에서 낸드형을 코드 실행용으로 지원키로 해 낸드형의 휴대폰 시장 진입의 길을 열어줬다. 모토로라·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츠·삼성전자 등 4개 휴대폰 칩세트업체들도 낸드형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웹피트리서치의 앨런 니에벨 애널리스트는 “내년에 휴대폰시장에서 노어와 낸드간 전쟁이 있을 것”이며 “승패는 가격, 스피드, 메모리 축적도에서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낸드형 메가비트(Mb)당 평균 가격은 약 23센트. 반면 노어형은 1.3달러다. 그러나 인텔, AMD 등 노어형 제조업체들은 “낸드형은 저장된 OS 코드를 실행키 위해 S램이나 D램 컴포넌트가 필요하다”며 반론하고 있다. 인텔 플래시메모리그룹의 트로이 윈슬로 기술고문은 “낸드와 램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면 노어형 하나를 쓰는 게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낸드형측은 “스마트폰, 3G 휴대폰 등은 노어형을 쓰는 경우에도 저전력 D램을 채택하고 있어 가격적 불리함은 없다”고 반박했다.

 ◇메모리 축적도는 낸드, 스피드는 노어형=샌디스크의 퍼시드 사빗 기술담당 디렉터는 “심비안 7.0과 MS 스마트폰 OS는 최소 32MB 이상의 코드 저장용량을 요구해 256Mb 노어형칩이 이 OS의 요구을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샌디스크와 도시바는 지난주 4Gb급 낸드 메모리 셀 구조를 개발,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인텔측도 512Mb급 노어형칩을 최신형 휴대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도시바의 구마가이 메니저는 “낸드형 평균 접속시간이 10㎱로 노어형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MD의 랜 윌리엄 부사장은 “저장된 코드를 실행할 땐 그반대가 된다”고 반박했다.

 EBN은 낸드형의 시장공략에 대해 “낸드형의 제조기반이 커져 이제 플래시 전체 시장을 주도할 만한 규모를 갖췄다”고 보도해 향후 휴대폰은 물론 기존에 노어형이 장악해온 네트워킹 기기의 코드저장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점쳤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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