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차세대 조명용 LED기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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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 박성주

 1976년 서울대 화학과 졸업

 1976년 서울대 화학과 석사

 1985년 미국 코넬대 물리화학 박사

 1985∼87년 미국 IBM T J 웟슨연구소 연구원

 1987∼95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책임연구원

 1995∼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2001∼현재 과기부 선정 국가지정연구실 실장

 

 흔히 21세기를 ‘빛의 시대’라 말한다. 과거 실리콘 반도체가 전자정보의 혁명을 가능하게 했다면 이제 제3세대 반도체인 질화물 반도체가 21세기 빛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는 말 그대로 ‘빛을 내는 반도체’가 바로 그것이다. LED는 반도체의 빠른 처리속도와 낮은 전력소모 등 장점을 가지고 있고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에너지 절약효과가 높아서 차세대 국가 전략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청색 LED가 개발되면서 LED를 이용한 총천연색 디스플레이가 가능하게 됐으며 LED는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휴대폰의 액정표시장치(LCD)와 키패드용 백라이트를 들 수 있으며 이밖에도 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는 2002 월드컵에서 볼 수 있었던 옥외용 총천연색 대형 전광판, 교통신호등, 자동차 계기판, 가전제품, 네온 대체 간판, 의료 및 수술장비, 항만, 공항, 고층 빌딩의 경고등 및 유도등과 같은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미 우리 생활과 친숙해진 LED는 p형과 n형 반도체의 접합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압을 가하면 전자와 정공의 결합으로 반도체의 밴드갭(bandgap)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방출하는 일종의 광전자 소자다.

 최근 질화물 반도체 계열의 청색 및 녹색 LED와 InGaAlP를 이용한 적색 및 호박색 LED의 발광 효율이 급속히 증가되면서 기존 디스플레이 위주의 사용범위를 뛰어넘어 조명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조명용 LED가 기존의 형광등 및 백열등으로 대표되는 조명기구에 비해 약 10∼15% 정도의 낮은 전력소모, 10만시간 이상의 반영구적인 수명, 환경친화적 특성 등을 통해 에너지소비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일반 조명기구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 조명으로의 응용을 위해서는 우선 LED를 이용한 백색광을 얻어야 한다. 백색 LED를 구현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빛의 삼원색인 적색(R), 녹색(G), 청색(B)을 내는 3개의 LED를 조합하여 백색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하나의 백색광원을 만드는 데 3개의 LED가 사용될 뿐만 아니라 각각의 LED를 제어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둘째는 청색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여 황색 형광체를 여기시킴으로써 백색을 구현하는 방법을 들 수 있는데, 이 방법은 발광효율이 우수한 반면 컬러렌더링인덱스(CRI)가 낮으며 전류밀도에 따라 CRI가 변하는 특징으로 인해 태양광에 가까운 백색광을 얻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자외선 발광 LED를 광원으로 이용하여 삼원색 형광체를 여기시켜 백색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는 고전류하에서의 사용이 가능하며 색감이 우수해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중이다.

 백색 LED가 조명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백색광의 질적 향상 뿐만 아니라 수천루멘(1㏐:1칸델라의 광원에서 단위입체각당 방출하는 광속) 이상의 광출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출력 발광소자를 얻기 위해서는 발광효율을 높이고 소자 크기를 증대시키며 열저항을 낮게 하는 등의 변수를 고려하여 소자를 제작해야 한다.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널리 사용되는 것이 플립칩(flip-chip) 방식이다.

 기존의 LED가 소자 위쪽으로 빛을 내는(top emitting) 것과는 달리 플립칩 방식의 LED는 기판인 사파이어를 통해 빛이 나오게 된다. 빛의 추출 효율 측면에서 살펴보면 위쪽으로 빛을 내는 방식의 기존 발광소자에서는 빛이 발광층에서 위쪽으로 나오는 동안 투명전극이나 접합패드(bonding pad), 전극 연결부(wire bonding)에 의해 흡수되어 빛의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p형 투명전극부의 높은 저항은 전류 퍼짐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소자 전체가 발광에 기여하지 못하게 되므로 소자의 대형화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플립칩 방식에서는 사파이어 쪽으로 빛이 나오게 함으로써 금속 접촉부나 접합패드, 전극 연결부에서의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또한 두꺼운 p형 금속을 사용하여 전류 퍼짐 현상이 좋아지게 되어 소자의 크기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반사율이 좋은 p형 금속을 사용함으로써 전극 쪽으로 진행하는 빛을 사파이어 쪽으로 반사시켜 빛의 추출 효율이 증가하게 된다.

 고출력 LED의 경우 주입전류가 커질 때 많은 열이 발생하므로 이를 효율적으로 방열시켜야 한다. 위쪽으로 빛을 내는 방식의 기존 LED에서는 열저항이 300도/W인 데 반해 플립칩 구조에서는 두꺼운 p형 금속을 이용하고 실리콘 서브마운트에 칩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열을 잘 빼줄 수 있어 열저항이 기존의 것보다 20배 작은 15도/W가 된다.

 그러므로 현재 1W의 입력 전력으로 25㏐을 내는 기존 백색 발광소자에 비해 플립칩을 이용한 구조는 20배의 전력을 더 인가할 수 있고 따라서 0.5k㏐ 이상의 빛을 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플립칩의 경우 높은 빛의 추출 효율과 높은 전력인가, 낮은 열저항의 우수한 특성 덕분에 현재 조명용 백색 발광소자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출력·고효율 백색 LED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자의 구조, 방열, 패키지 구조, 고온에서 안정한 형광물질의 개발 및 효율증대 등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발광소자에 관한 시장성을 조사하는 연구기관인 ‘스트래티지스 언리미티드(Strategies Unlimited)’는 2003년 백색 LED 조명 시제품의 세계적인 시장규모가 약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절감이라는 범국가적 문제와 맞물려 2010년 이내에는 LED 조명제품의 상용화를 내다보며 그 시장규모가 약 150억달러, 응용제품시장까지 합하면 9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본·미국·대만·유럽 등의 기술선진국들은 차세대 조명용 LED 개발을 위해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예로 일본의 경우 ‘21세기를 위한 빛(Light for the 21st century)’라는 국책 프로젝트하에 4개 대학, 13개 업체, 1개 협회가 참여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연간 62억엔의 사업비를 투자, 120㏐/W의 광원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큰 미국 또한 ‘차세대 광계획(Next generation Light Initiative)’ 프로젝트를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최종연도인 2020년까지 200㏐/W의 광원을 목표로 매년 5000만달러의 사업비를 투자해 2025년까지 일반 조명기구의 50%를 전력소비가 낮은 LED를 이용한 백색 광소자로 대체한다는 광소자 개발계획이다. 또한 추가 지원 법안도 연방의회에 계류되어 있다.

 조명용 발광소자 시장은 대부분 니치아(Nichia)를 중심으로 크리(Cree)·오스람(Osram)·루미레즈(Lumileds)·도요다고세이(Toyoda Gosei)·롬(Rhom) 등 일본·미국·유럽·대만 등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원천기술의 특허 공유는 물론 서로 긴밀한 기술동맹을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발국가의 참여를 견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LED사업 후발주자들은 LED산업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LG이노텍·광주과학기술원·서울대·전북대 등 산·학·연 중심으로 소규모의 연구를 하고 있으나 이들 선진국의 기술과 비교하면 아직 기술력이 매우 미흡하다.

 우리나라의 LED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일본·미국·대만 등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의 시행, 기업·연구소·학교간 공동연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LED 개발분야의 후발주자로서 각 기관간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여 새로운 기술에 대한 특성화된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함으로써 연구의 효율성을 배가하여 국내 연구역량을 끌어올림은 물론, 나아가서 국제적인 기술우위를 차지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현재 한국광기술원을 중심으로 광주지역에 LED 등 광산업 육성기반을 조성하고 전국의 LED 관련 산·학·연 기관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서 산·학·연 연구 및 기술이전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광산업을 육성·발전시키고자 하는 산업자원부 등 정부의 움직임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현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이라는 국책과제 실천을 위해 산자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40개 품목을 선정하고 그 중 하나로 LED를 선정한 것은 시장 활황과 25∼50%의 고속성장으로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LED 세계시장 추이를 볼 때 매우 적절한 일이다.

 sjpark@kj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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