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사이에 ‘세븐 신드롬’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세븐은 지난 3월 ‘와줘’라는 타이틀곡을 가지고 데뷔하자마자 5주 연속 인기가요 순위 1위를 차지하며 10대는 물론 20대 젊은층의 우상으로 급부상한 신인가수. 데뷔 초기에 마술로 분위기를 잡거나 ‘힐리스’를 신고 무대를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는 등 기존 가수들에게는 볼 수 없었던 재주를 부리며 팬들의 사랑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특히 이런 그의 행동은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세븐을 따라하려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면서 ‘세븐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바퀴달린 신발 ‘힐리스’. 요즘 길거리나 공원에는 항상 힐리스를 신고 이곳 저곳에서 주르륵 주르륵 미끄러져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힐리스를 신지 않으면 유행에 뒤쳐진다는 인식마저 팽배해지면서 힐리스를 신지 않은 학생은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다.
최근에는 병원마다 힐리스를 배우다 넘어져 다리를 다친 환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세븐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돼버린 힐리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도 남을 만한 풍경이다.
세븐이 억대의 계약금을 받고 힐리스 CF모델로 활동하게 된 것이 바로 이같은 ‘세븐 신드롬’ 효과에 따른 것임에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세븐이 데뷔곡인 ‘와줘’를 부르면서 즐겨쓰던 선캡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심지어 동대문 상가를 비롯해 젊은이들의 왕래가 잦은 지역에서는 아예 ‘세븐 선캡’이라는 명찰까지 붙여놓고 판매한다.
또 그가 모방송 쇼프로그램인 ‘강호동의 천생연분’ 코너에 고정출연하며 때때로 선보이고 있는 그의 힙합춤은 물론이고 그가 사장님 춤이라며 어설프게 보여주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회오리춤까지도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주요 춤 메뉴가 됐다.
사실 최근 일고 있는 이같은 ‘세븐 신드롬’은 신세대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 사회적 현상이다. 언제부터인가 10대는 물론 20∼30대 사이에서도 인기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착용했던 목걸이나 시계, 머리핀 등의 액세서리나 목도리를 두르는 방법까지도 유행의 대상이 돼 버렸다.
‘00 목걸이’ ‘##머리띠’ 등 이런 현상을 배경으로 유행을 탄 인기상품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더구나 세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이동전화 ‘애니콜’ 전속모델로 선발돼 앞으로 또다른 유형의 ‘세븐 신드롬’이 예상된다. 삼성의 주력제품 CF모델로 뽑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상품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삼성은 기존 애니콜 CF모델인 차태현과 세븐을 각기 다른 ‘애니콜’ 신제품 광고모델로 내세워 독특한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최근 세븐은 ‘한번 단 한번’으로 후속곡 활동에 돌입했다. 무대의상도 흰색 상의에 검정색 줄을 매달고 검은 가죽넥타이를 매는 등 ‘블랙&화이트’를 주제로한 새로운 컨셉트로 바꾸고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런만큼 세븐의 일거수 일투족 하나 하나에 열광하는 팬들 사이에 부는 ‘세븐 신드롬’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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