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지` 공단이 흔들린다](3)인력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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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률이 높다곤 하지만 입맛에 맞는 2년차 이상 연구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그렇다고 중소업체 입장에서 비싼 돈 주고 헤드헌터를 통해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보니 개발을 위한 인력확보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인천 남동공단 소재 유망 중소부품업체인 삼원전자공업 인사담당자는 연구인프라 확충과 관련, 이같이 하소연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9개 산업단지의 지난 4월 고용인력이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하는 등 연구 및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공단 입주업체의 구인난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 입주업체들의 연구인력 병목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코스닥등록 부품업체인 아모텍의 인사담당자도 연구인력을 뽑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어렵사리 세라믹 분야 인력을 구하면 김포의 근무지가 멀다는 핑계로 2년을 못채우고 사표를 던지곤 해 곤혹스럽다고 한다.

 이에 반해 정부출연기관인 전자부품연구원의 인력채용 경쟁률은 무려 57대1. 이달 초 10명 이하의 인력을 뽑는 데 570여명의 석·박사급 인력이 지원서를 제출, 인사담당자는 지원서 접수 및 처리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전문인력 취업사이트(http://www.rndjob.com)를 보면 대기업·정부출연연구소 구직 공고엔 조회수가 대부분 400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공단 입주업체의 조회건수는 50회를 넘기 힘들다.

 중소업체가 필요로 한 연구인력의 공단근무 기피현상은 출퇴근·부대시설 등 열악한 근무여건과 모험심 부족 때문이란 지적이다.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은 “미취업 전문인력이 2만5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넘쳐나지만 산업현장에서 연구인력 부재로 발을 동동 구르는 등 공단 입주업체의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도금업 등 3D업종에선 연구직은 고사하고 생산직 인력조차도 구하기 어렵다. 남동공단 소재 S 도금업체는 “올해 대학졸업생 미취업률이 절반을 넘는 등 실업문제가 IMF때보다 악화됐다고 하지만 도대체 생산직 인력을 구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 회사 사무실은 주변 도금업체 사장들이 모여 한숨을 늘어놓거나 고스톱을 치는 장소로 변했다.

 게다가 제조업 경기가 침체되면서 산업단지가 소비업종에 잠식당하고 있다. 대구시에서 반도체 등 첨단 기업을 유치할 요량으로 적극 추진했지만 대구성서 3공단 주변엔 유달리 여관과 모텔이 눈에 띈다. 입주 신청업체가 불경기로 적자 대구시에서 공단을 주택 용도로 바꾸는 것을 허가했다는 것. 충북에서 조성중인 오창과학산업단지도 62.2%의 미분양률을 기록하면서 모텔이 가장 먼저 보여 눈쌀을 지푸리게 한다. 인천남동공단·구로공단 등 산업단지도 가구업·의류업 등 소비업종에 자리를 빼앗기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에스엔에스텍 남기수 사장은 “성서단지 등이 산업공단으로서 제역할을 해야 하는데 첨단기업보다는 서비스 산업만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바다로 둘러싸인 섬’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며 “산업단지가 첨단기술과 기술집약 클러스터로 탈바꿈해야 경기불황 탈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손재권기자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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