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방송서비스 난항

시장 개방 놓고 美-EC등 입장 상반

 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방송서비스 분야에 대한 5월 협상 결과,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이러한 입장차이를 비집고 들어가 협상을 벌여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방송위에 따르면 DDA 방송서비스 협상에서 미국은 방송을 포함한 시청각서비스에 대한 시장개방 요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반면 캐나다와 EC는 부정적인 입장, 일본·홍콩·멕시코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측은 최초 양허에서 시청각서비스 분류를 명확히 하기 위해 라디오·텔레비전전송서비스와 관련 매체간 교차소유 제한 및 외국인 투자제한 사항을 양허표에 기재했으며, 라디오·텔레비전전송서비스는 기술의 발전을 고려해 DTH(Direct To Home) 위성방송, DBS(Digital Broadcasting System) 및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를 추가해 기타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양허했다.

 그러나 EC는 시청각서비스가 문화정체성과 직접 관련될 뿐만 아니라 미국영화가 85%를 점유하는 등 사실상 시장개방이 상당히 이뤄졌다며 국가의 공공정책 목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역시 서비스 협상에서 어떤 분야도 배제해선 안된다는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문화다양성을 보호하는 구속력 있는 다자협상 체결이 이뤄지기까지 시청각서비스를 양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국가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 각국의 전략분석과 대응논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방송사업자와 협력해 구체적인 협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위는 외국방송편성쿼터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방송의 동남아 시장진출 △지상파방송의 경우 실절적인 외국방송쿼터 비율이 낮다는 점(3사 평균 약 4.5%) △스크린쿼터의 선결성 등을 고려해 우리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고려해 자유화의 대상이 되는 이른바 ‘인에이블링(enabling service)서비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방송위는 방송사업자들과 공동으로 협상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1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대책회의를 갖기로 해 주목된다.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업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위성방송사업자, 데이터방송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이날 회의에서는 △WTO DDA 방송서비스 5월 협상 경과사항 △방송시장 개방에 대한 사업자별 입장 청취 △한·일,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 협상 관련 방송분야 협력사항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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