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타이틀 가격체계가 무너진다

 외국 메이저 직배사들이 일제히 할인판매라는 명목으로 개당 2만∼3만원대인 DVD 타이틀을 ‘CD 가격’인 1만원 이하에 대량유통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DVD시장의 가격 및 유통구조의 붕괴는 물론 대부분 영세한 국내 DVD제작사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는 5일부터 30일까지 22개 타이틀에 대한 파워세일을 실시하면서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할인점에서는 22개 타이틀이 모두 판매되며, 이외 음반점 및 전문점에서는 15개 타이틀에 한해 판매된다. ‘타임머신’ ‘퍼펙트스톰’ ‘엑소시스트 2000’ ‘챔프’ ‘이너스페이스’ 등이 포함된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는 교보문고 11주년 기념으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교보문고 5개 매장에서 DVD를 구입할 경우 하나를 덤으로 주는 것으로 지난 5일 시작, 19일까지 계속된다. 해당 타이틀은 47종이다.

 20세기폭스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도 10일부터 한달간 70종을 9900원에 할인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이하드’ ‘스피드’ ‘엔트랩먼트’ ‘타이타닉’ ‘내일을 향해 쏴라’ 등이 포함돼 있어 벌써부터 인기가 몰리고 있다. 브에나비스타코리아도 내부 회의를 계속하며 유사한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어 저가 할인공세는 업계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DVD 전문 쇼핑몰이나 할인점에서 간헐적으로 할인행사가 마련되곤 했으나 이렇게 수십종의 타이틀을 저가에 판매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전에는 출시된 지 2∼3년이 지난 비인기 타이틀이 주종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2∼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인기작까지 포함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할인판매가 일시적으로는 이용자의 저변을 확대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체계가 무너지고 사용자 도한 정상가에 구입하기보다는 할인가로 구입하는 것이 관례화돼 DVD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할인판매라는 명목을 내걸고 가격구조를 무너뜨리기보다는 정상적으로 가격을 내려 수요를 확대해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