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의 업무능력 외 확인해야 할 사항들
인재 충원과 관련한 이러한 얘기가 있다. 어느 회사의 마케팅부서에서 촉망받는 A급 인재의 급작스런 결원으로 비슷한 업무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긴급히 고용하게 되었다.
성격상 약간의 문제가 있었으나 A급 인재들이 주도하는 팀이라 처음엔 그들의 고객들도 과거와의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시간이 지나지면서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고객과의 업무를 혼자서 관리해야 할 기회가 빈번해지고 다행스럽게도 부하직원까지 함께 늘어났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는 스스로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소 과격한 성격 때문에 고객의 불만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어떤 중요한 고객으로부터는 버림 받게 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다소 과중한 업무와 겹치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다. 더 큰 문제는 새로 들어온 유능한 부하직원들과도 갈등이 생겨 그들조차도 더이상 그와 함께 근무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결국 과거의 몇몇 좋은 고객이나 어렵게 채용한 젊은 스타직원들 모두 그의 성격이나 태도를 한동안 참고 지냈지만 불행히도 그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다.
위의 얘기에서 보면 문제의 원인들이 업무수행능력 측면에만 있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좋은 인재(A급 인재로 평가되는)는 자신이 가진 업무능력 외에도 인간관계,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의 측면에서도 뛰어난 자질요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실 좋은 인재를 찾고 채용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연속적인 일이다. 반드시 빈자리가 생겼을 때만 인재를 채용한다는 방침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내 어떤 부서에서 갑작스러운 결원이 생겨 긴급히 인원을 채용하는 경우를 보면 대개 후보자의 과거 실적이나 능력만을 최우선으로 하기 쉽다. 다른 것들을 검토할 시간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후보자의 가치관, 꿈, 야망, 기본성격, 습관화된 태도 등은 실제로 그것의 중요성만큼 신중히 고려하지 않는다. 대개 그러한 조건하에서 채용된 직원은 자신의 뛰어난 능력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할 확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
회사문화와의 갈등이나 상사와의 문제 그리고 크고 작은 업무적인 사고 등을 발생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않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조사 결과에서도 시니어(Senior)급 인재를 고용해 성공할 확률은 30%밖에 안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기업이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있어 실수를 줄이고자 한다면 비록 회사의 긴급한 사유가 있어도 후보자의 다양한 면을 가능한 철저히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구인회사는 가능한 많은 면접관들에 의해 더많은 횟수와 시간을 후보자와의 면접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자로부터 단시간에 알기 어려운 부분들(예를 들면, 가치관이나 꿈, 개인의 비전, 태도, 성격 등)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않고 좋은 인재를 채용했다고 미리 주장하는 것은 옳은 얘기가 아니다. 좋은 인재를 고용했다는 것은 그가 가진 업무상의 능력만큼 다른 측면에서도 구인회사와 잘 맞으며 이상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채용과 관련한 전문적인 업무 종사자들조차도 오로지 후보자의 능력적인 측면(학력,경력)의 함정에 빠져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한 결과는 어떤가. 능력있는 인재를 어렵게 고용했지만 위의 예처럼 조직구성원간의 갈등이나 부적응 문제가 발생하고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할 때가 되기도 전에 경쟁사로 쉽게 가버린다. 자신의 회사가 마치 경쟁사를 위한 인재사관학교가 된 것같다는 하소연을 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회사가 처한 다양한 경영상황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채용관행에서 부터 문제의 근원을 갖고 있지 않은지 신중히 재검토해보기를 권고하고 싶은 마음이다. 다시 말하자면 인재 선발을 위한 평가가 지원자의 업무능력이나 지식에만 주로 의존한다면 이 문제는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사정에 따라 오로지 능력면에서 천재급의 핵심인재가 꼭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구성원 모두가 그렇게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좋은 회사란 경쟁사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많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후보자 평가항목에 업무능력 외적인 요인들, 즉 그들의 가치관이나 비전, 태도, 자질, 성격 등의 측면을 할 수 있는 한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오히려 해당기업이 진실로 원하는 좋은 인재확보에 더욱 유리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병공 <서울써어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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