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보다 20배나 빠른 차세대 광가입자망 전송(EPON) 핵심 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http://www.etri.re.kr) 네트워크연구소 EPON기술팀(팀장 유태환)은 차세대 국제표준인 IEEE802.3ah에 기반을 둔 1기가급 광가입자망 통신칩 ‘1기가 이더넷 폰 맥/파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통신칩은 댁내 광가입자망(FTTH)에서 데이터를 1 의 속도로 최대 반경 20㎞까지 전달할 수 있다. 이 속도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최고속 통신서비스인 VDSL보다 20배 이상 빠르다. 일본이 추진 중인 FTTH기술인 브로드밴드폰(BPON) 방식보다 2∼8배 빠른 통신속도다.
특히 16개의 그룹 수신자장치(ONU)를 수용하는 데다 100Mbps급 저가 스위치와의 연결 등 국내 가입자 환경에 적합한 기능을 포함, 통신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FTTH를 구현할 차세대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EPON시스템의 핵심기술인 이 칩은 광모듈 및 광케이블 수를 반으로 줄일 수 있어 설비원가에서 VDSL을 구축하는 비용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동안 최종 이용자까지 순수 광케이블로 연결시키는 FTTH 시스템은 높은 설비원가로 인해 수지가 맞지 않아 VDSL이 대안으로 모색되어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설치비 부담 때문에 이용자가 밀집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설치돼 왔다.
유태환 팀장은 “EPON시스템이 올해 8, 9월께면 모두 완벽하게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외 댁내 광가입자망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은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통신칩을 이용, 실제 망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여서 일반가정은 물론 농촌지역에서도 디지털 TV, 고품질 영상, 고속 인터넷, 고품질 음성 등을 현재의 VDSL보다 훨씬 빠르면서도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댁내 광가입자망의 세계시장 선점을 노리는 선진국간 개발경쟁은 날로 치열해져 미국의 종합 통신업체인 SBC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의 신축 주거지역인 미션베이에 약 9000가입자 규모의 FTTH 사업을 시작했다. 일본도 지난해 말 155Mbps급 브로드밴드 폰시스템을 대량 설치, 댁내 광가입자망 서비스를 본격화 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수신자측 장치인 ONU/ONT 모듈에 내장된 EPON 맥/파이 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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