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중소기업과 기술개발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소장 이덕근 dklee@icon.or.kr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보는 관점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이를테면 유럽에서는 중소기업을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전문적 그룹’으로 이해하고 미국에서는 ‘활력있는 다수’로 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대체로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될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각 나라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중소기업을 ‘육성·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WTO에서도 정부의 기업에 대한 지원을 규제토록 권고하면서도 중소기업 기술지원, 환경개선, 지역육성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시장 실패요인이 기술개발단계와 시장진입단계에서 정부개입요인이 가장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산업기술개발자금지원 대상을 기업이 직접 주관하도록 하는 정책을 강화해 왔다. 이는 기업의 기술개발 능력을 배양하는 효과를 거양하는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간 기업이 직접 기술을 개발토록 하는 정책을 통하여 제품화, 국산화, 개량화하는 기술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을 위탁기관으로 참여시켜 중요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하지만, 기술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구인력이다. 그것도 자체 보유한 박사급 연구인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통계에 의하면 부설연구소를 가진 중소기업의 83.1%가 박사급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부설연구소라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실정이 이럴진데 일반 중소기업은 훨씬 어려울 것이다.

 기술개발이 박사급 인력이래야 되는 건 아니지만 논리적 분석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필수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부품·소재 기술개발의 경우는 생산단계에서의 투자도 클 뿐더러 기술개발단계에서도 상당한 자금투입과 기간을 요하게 된다. 더구나 개발된 부품이나 소재를 ‘작은 기업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국산이라는 이유’로 ‘처음이라는 이유’로 써주지 않으면 막대한 기술개발투입금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제품개발과 달리 시제품제작·시험분석·신뢰성확보·공법개발 등에서 막대한 투자와 투입을 요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고임금 박사인력을 장기채용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모기업과 하청기업이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연구인력, 기술, 자금, 정보 등을 원활히 주고받는다. 이를 통하여 문제가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는 프라운호퍼연구소 같은 공공연구기관의 고급연구인력을 전국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기업이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우리 부품·소재생산기업도 이럴 때 전략적으로 외부의 연구자원을 연계·활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고급연구인력은 공공연구기관의 박사급 인력을 파견받아 장기채용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장비와 정보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은 정부자금과 투자연계를 통하여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특히 신제품·신기술개발인 경우는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이 매우 효율적이고 위험요인을 줄일 수 있다. 수요기업과의 거래는 정부의 신뢰성인증(R마크)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고기잡는 법을 가르치는’ 효과를 거두려면 정부도 기존 산업기술개발제도와 달리 부품·소재 기술개발에 대해서는 ‘될 만한 기업’에 ‘제대로 된 자금’을 지원하고 외부 연구자원을 연계·활용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벤처활황기에 고급연구인력이 벤처현장으로 유입되던 경험을 살려 우리 중소기업도 외부 네트워크와 우수자원을 활용하여 신제품·신기술을 창출해내야 한다.

 완제품 중심의 산업구조가 부품·소재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제대로 된 기술 하나라도 가지지 못하면 경쟁력을 얘기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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