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온국민의 관심사는 단연 2002한일 월드컵이었다. 우리 대표팀이 이룩한 4강 진출의 쾌거와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은 세계가 우리나라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대표팀이 놀랄 만한 성적을 거둔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조직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비단 스포츠에서뿐 아니라 시장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통산업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재고물량은 어느 정도인지 상품과 판매 정보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돼야 경제주체는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수익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상품과 판매 정보를 정확하고 편리하게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정보전달 수단이 바로 ‘전자카탈로그’다. 전자카탈로그는 제품 규격이나 특징·가격 등 상품판매 정보를 표준양식에 맞도록 등록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제조와 유통업체 사이에서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유통정보화의 인프라인 셈이다.
상품 숫자가 많지 않을 때는 전화나 팩스에 의한 정보전달과 전자카탈로그에 의한 정보전달이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수십만개가 넘는 상품이 거래될 때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가 전자카탈로그 사업을 시작한 지 꼭 5년째 되는 해다. 정부와 업계는 지난 99년 한국유통정보센터를 중심으로 전자카탈로그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2차 시스템을 완료하고 13만개에 달하는 상품 정보를 마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왠지 그 열기가 한풀 꺾인 느낌이다. 참여기관도 늘어나고 정부도 여전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기대만큼 폭발적으로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업주체인 제조와 유통업체도 초기에 비해 의욕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전자카탈로그는 유통산업의 선진화와 e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관건이다. 5주년을 맞는 지금 업계와 정부가 전자카탈로그의 중요성을 재삼 확인하고 초기에 가졌던 의욕을 다시 불살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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