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90억달러의 하이테크 제품을 구입하는 미국 연방정부의 최고기술책임자(CTO)에 해당하는 조달청 노먼 로렌츠 국장(사진)이 실리콘밸리의 중심도시 샌타클래라를 찾았다.
미국 정부는 이미 오라클을 비롯해 시스코시스템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로부터 상당량의 하이테크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따라서 로렌츠 국장의 실리콘밸리 방문도 최근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정보기술(IT) 관련업계 현황을 살피기 위한 행사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마운틴뷰 소재 마이크로소프트(MS) 캠퍼스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125개 이상의 관련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사업을 따내기 위해 모두 A급 기업이 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실리콘밸리 기업인들도 정부에 납품하려면 최저입찰방식을 통해야 하므로 이윤이 박한 데다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가운데 새너제이에 소재한 비라지 폴 레고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기술을 관련 공무원들에게 설명하는데 수개월을 투자하며 정부가 자사기술을 채택 가능한 기술로 수용하고 나면 보통 공개입찰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 버사타 짐 도먼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정부 관련 기관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정치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사타는 미 공군을 포함한 여러 정부기관과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있는 한 이 같은 지루한 행정절차를 우회할 수 있다. 그러나 하청업체로 남아 있는 한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날 모임에 참석한 경영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보기술 대기업 유니시스 그렉 바로니 CEO는 최근 정부가 조달과정을 합리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예로 정부 기준으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인 3개월 여만에 10억달러 계약을 처리했던 사례를 꼽았다. 한편 이번 모임을 공동 주최한 페더럴소시스의 하워드 스턴 수석부사장은 앞으로 정부의 IT분야 지출이 4∼9%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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