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시스코가 독점 공급해온 국내 케이블모뎀종단장치(CMTS:Cable Modem Termination System) 시장이 새로운 기술표준인 DOCSIS 2.0의 상용화를 계기로 후발사업자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자용 케이블모뎀 집선장비에 해당하는 CMTS는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형성된 2000억원대의 시장을 사실상 시스코가 독점해왔으나 케이블웨이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후발주자가 새로운 기술표준인 DOCSIS 2.0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판도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는 아직 인증제품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DOCSIS2.0 출시 현황=현재 DOCSIS2.0 케이블모뎀은 10여개 업체가 출시한 상황이지만 CMTS는 미국 테라욘사의 장비가 유일하다. DOCSIS2.0은 A-TDMA(Advanced-frequency agile Time Division Multiple Access)에 의존했던 기존 DOCSIS1.0/1.1에 반해 S-CDMA(Synchrononous-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도 데이터 전송기술로 채택한 것이 특징인데 아직 브로드콤 같은 주요 칩세트 업체들이 CMTS 칩세트는 내놓지 않고 있다. 테라욘은 자회사인 아이미디어가 개발한 칩세트를 이용해 DOCSIS2.0 CMTS를 생산하고 있다.
◇도전장 내민 후발주자=현재 국내 CMTS시장에서 시스코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테라욘의 CMTS를 국내에 공급하는 케이블웨이커뮤니케이션즈(대표 정준호). 케이블웨이는 현재 테라욘의 CMTS가 유일한 DOCSIS2.0 인증 장비라는 점을 강조하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집중적으로 공략, 최근 강남케이블TV·성남아름방송·안양방송·의정부나라방송·북인천케이블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 회사 정준호 사장은 “지금 당장 시스코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힘들겠지만 SO를 중심으로 DOCSIS2.0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하나로통신 같은 대형 ISP에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제품 성능으로 수성한다=이같은 공세에 대해 시스코는 제품 성능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비록 DOCSIS2.0 장비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말 내놓은 ‘uBR 10000’이 DOCSIS2.0과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갖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스코 성일용 이사는 “DOCSIS2.0 장비 출시가 지연된 것은 S-CDMA를 지원하는 칩세트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uBR 10000으로도 충분히 DOCSIS2.0 수준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이사는 이어 “향후 DOCSIS2.0 제품이 출시되면 원활한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며 “DOCSIS2.0 인증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닌 만큼 현재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같은 제안을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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