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전파자원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소식은 충격 그 자체다. 그것도 6년만에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으니 어처구니가 없을 뿐 아니라 전문언론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유무선이 통합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속에서 주파수 없는 국제경쟁은 실탄없는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위성DMB는 고속이동중에 CD수준의 고음질 오디오와 고선명 TV서비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기대되는 분야여서 더욱 안타깝게 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지난 97년 7월 일본의 위성 디지털오디오방송(DAB)용 주파수(2630∼2655㎒, 25㎒) 신청사실을 각국에 공표하고 4개월 정도 이의신청 기간을 두었으나 최인접국가인 한국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다. 주파수 확보는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중차대한 것이어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까지 잇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자국의 주파수를 신청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PCS서비스와 함께 CDMA기술의 해외전파에 몰두했다.
정부는 당시 위성DMB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전혀 검토하지 않았음은 물론 이의제기 기간이 4개월이라는 사실도 몰랐다니 말문이 막힌다. 뒤늦게 SK텔레콤을 통해 동일대역의 주파수를 신청하고, 또 SK텔레콤은 위성DMB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일본 MBCo에 출자해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한일간 주파수 공동사용을 추진중이지만 이 또한 여의치가 않다. 일본 정부가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다 이웃 중국이 이 서비스 범위가 한반도까지 넓어지는데 대해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또 KT를 통해 하위 25㎒(2605∼2630㎒) 주파수를 곧 신청할 예정이다. ITU가 결의한 ‘아시아권에서 2630∼2655㎒ 대역의 25㎒만을 위성DAB용으로 사용한다’는 규약을 개정해서 한국만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할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것도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기가 대단히 어려울 전망이다.
정통부가 위성DMB의 기술표준을 일본방식(시스템E)으로 서둘러 결정하면서까지 이 주파수의 한일 공동사용을 추진하고 규약개정을 통해 하위 주파수라도 확보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국의 이해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위성DMB용 주파수 확보는 물건너 갔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정부도 극적인 반전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기에는 그 피해가 너무 크다. 지금부터라도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하는 대비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위성DMB용 주파수의 확보가 불가능하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주파수를 빌려쓸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위성DMB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쪽에 힘을 싣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고온 원인과 책임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함은 물론이다.
새 정부의 안이한 통신정책도 각성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지금 통신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우리나라 통신정책의 과거, 현재, 미래의 관점에서 정밀 분석하고 분명한 줄기를 잡아내야 할 때다. 신성장 산업발굴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추산업이자 정보화의 일등공신인 통신을 등안시하다가는 또다시 이런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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