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 사태, 그룹 계열사들은....

 채권단이 SK글로벌 청산 방침을 밝히면서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 계열사들의 지분변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글로벌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SK증권, MRO코리아 등 주식은 물론 최태원 회장이 채권단에 제공한 주식, 계열사간 보유하고 있는 주식 등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겨 지분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SK(주)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SK텔레콤 지분을 처분할지 여부.

채권단이 SK글로벌을 청산할 경우 SK(주)는 매출채권 등에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SK(주)가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3조2000억원 규모의 SK텔레콤 주식 1766만3127주(20.82%)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일각에선 채권단이 최태원 SK(주)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그룹 해체가 진행되면서 SK(주)가 SK텔레콤을 매각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SK(주)가 SK텔레콤 주식을 전량 매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SK텔레콤의 현금창출 능력과 그룹내 위상을 볼 때 SK(주)가 가능하면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3조원 이상의 주식을 장내에서 팔기도 힘들 뿐 아니라 매수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SK글로벌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직접 출자한 기업들은 심한 변동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미 자구안에서는 SK글로벌이 보유중인 SK텔레콤, SK증권, 포스코 등의 상장주식과 워커힐, SK생명 등 비상장주식 처분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최대 주주사인 SK글로벌이 파산위기에 놓이면서 소모성 자재(MRO) e마켓플레이스인 MRO코리아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들어 2대 주주사로 절반 가까이인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소재 다국적 MRO업체인 그렌저(Grainger)가 SK글로벌 지분(51%)을 모두 인수하고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SK글로벌 사태가 발생, 이런 추측에 힘을 싣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도 성장세를 이루며 올해 2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MRO e마켓 시장에 외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MRO코리아측은 그렌저사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MRO코리아의 고위 관계자는 “그렌저사가 먼저 한국 시장 진출의사를 보인 적은 없지만 SK글로벌과 MRO코리아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그렌저사가 인수제의를 했을 경우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SK그룹사내 다른 기업들이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MRO코리아를 이용하고 있는 SK그룹사 대부분이 만족하고 있으며 계속 이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우량한 (주)SK나 SK케미칼이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글로벌의 청산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만큼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SK그룹 계열사들은 SK글로벌 회오리속에서 어떤식으로든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김준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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