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 단종유적지를 찾아서

 #단종의 발자취를 찾아서

 

 신비로운 선돌, 청령포 등 볼거리 많아

 

 강원도 영월은 언제 찾아도 즐거운 곳이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맑은 공기, 햇살 등 빼어난 자연환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이면 래프팅의 메카로 수없이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다.

 이유야 어떻든 영월을 찾게 되면 우리는 단종과 얽힌 역사적 유적을 찾지 않을 수 없다. 단종이 머물다 간 유적지에서부터 그가 생을 마감한 현장에 이르기까지 슬픈 역사를 되짚을 수 있다.

 제천에서 영월을 향해 달리다보면 영월 초입의 소나기재에 이르러 선돌이라는 신비로운 바위를 구경할 수 있다. 소나기재 정상 부근에 운전자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로 조성된 선돌 주차장은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으면 그냥 스쳐가 버리기 일쑤다.

 관람객을 위한 전망대 2곳이 마련되어 있어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선돌의 모습에 사람들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다. 지대가 높아 산 정상 못지않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노력에 비해 큰 소득이다.

 선돌은 마치 엄마 바위와 아기 바위가 나란히 하고 있는 모습인데, 그 사이로 흐르는 서강이 눈에 들어와 괴석·강·산·바람이 어우러진 마을은 무척이나 평화롭다. 아무리 보아도 그 모양이 무척이나 독특한데, 순조(1820)때 영월부사를 지낸 홍이간이 이곳 암벽에 운장벽이라는 글자를 새겼다고 전해진다.

 선돌을 지나 고개를 내려오다보면 단종이 묻힌 장릉을 볼 수 있다. 유배되어 사약을 받고 버려진 시신을 엄홍도라는 하급 관리가 거두어 이곳에 묻은 것. 당시 엄홍도는 죽음을 무릅쓰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공으로 후에 최고 직급으로까지 오르게 되었고 영월 사람들이 추앙하는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비탄에 잠긴 어린 단종의 꿈

 청령포는 노산군으로 강봉돼 폐위된 단종이 유배생활을 한 곳이다. 3면이 강물에 둘러싸여 있고 한면은 절벽이 솟아 있어 어디로든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 건너편 선착장에서 청령포까지는 배를 타고 1∼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코 앞에 육지가 있지만 제발로 걸어나갈 수 없었던 어린 단종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곳에 유배된 단종은 수시로 높은 곳에 올라 한양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비탄에 잠기기도 했고, 돌탑을 쌓으며 헤어진 정순왕후 송씨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현재 청령포에는 단종이 머물렀던 곳을 재현한 어가가 있는데, 당시의 모습은 이보다는 훨씬 누추하고 보잘것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도 몇칸 되지 않는 일자형 한옥이고 돌담 맞은편으로는 시종들의 방과 부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특히 눈여겨 보여지는 것은 주변으로 빽빽히 들어선 소나무의 방향이 모두 어가를 향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모습은 건너편 선착장에서 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충성심(?)이 강한 녀석들은 아예 몸을 반쯤 접어 어가 마당으로까지 들어오기도 해 신기함을 더한다.

 또한 청령포를 굽이쳐 흐르는 서강 중에서도 어가 뒤편으로 흐르는 강의 빛깔은 말 그대로 옥빛이다. 푸른빛이 은은하고도 점잖게 감도는 것이 어가의 분위기와도 어울린다.

 어가 주변으로는 빽빽한 송림과 망향탑, 노산대, 금표(행동반경을 수치로 정해놓은 것) 등을 둘러볼 수 있는데, 송림속에서 모습이 심상치 않은 관음송은 단종이 유배되었을 당시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목이다. 어린 단종이 주변에서 놀기도 하고 때로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 그 모습을 보고 들었다고 해서 이름이 관음송(觀音松)으로 불린다.

 관음송은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소나무인 동시에 천연기념물 349호로도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단종이 청령포에 도착한 해에 큰 수해가 나 읍내의 관풍헌으로 거소를 옮겼기 때문에 그가 이곳에 머물렀던 기간은 2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이밖에 법흥사, 김삿갓 유적지 등도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들이다.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이용, 남원주 IC 지나 중앙고속도로 진입, 신림 IC-신림삼거리-주천, 영월 방면 88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오른편으로 선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고개가 소나기재인데, 고개를 내려가다 보면 왼편으로 장릉이 나타나고 여기서 두번 우회전 후 1㎞ 가량 가면 청령포 입구 주차장에 이른다.

 ▲입장료 : 청령포 도선료와 단종어가 입장료를 합해 성인 1000원, 어린이는 500원. 문의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370-2542

 ▲숙박 : 영월군 수주면에 개장한 지 한달 남짓 된 예솔누리 펜션이 있다. 2인이 이용할 수 있는 7평형 객실이 4개, 4인 가족을 위한 8평형 객실이 1개 있다. 커플룸 7만원, 패밀리룸 8만원이다. 문의 (02)597-7144

 전기환[travy@travelchann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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