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 채권단 `법정관리→청산` 결의

SK글로벌 처리문제가 채권단과 SK(주)간 협상결렬로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쪽으로 결정됐다.

　채권단은 28일 오후 2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SK그룹의 정상화 의지가 매우 미흡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청산형 법정관리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채권단은 SK(주)가 매출채권 출자전환 등 충분한 자구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공동관리 개시 이후에도 은닉자산 여부를 숨기거나 해외 부실규모를 밝히지 않는 등 신뢰를 깨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정상화 의지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SK(주)는 이날 오전 국내 4500억원, 해외 4500억원 등 매출채권 9000억원 출자전환을 제시했으나 채권단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결정했다.

　채권단은 국내 매출채권 1조5000억원 출자전환, 해외 6000억원 탕감을 요구하다가 전날 국내 1조원 출자전환과 나머지 5000억원을 매입채무 5000억원과 상계하는 선까지 양보했다.

　채권단이 회사정리절차 개시신청을 내면 채권·채무가 동결되고 정리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진다. 만약 법원이 개시신청을 기각할 경우는 바로 파산되지만 일단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각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신고를 받은 뒤 회계법인을 선정해 약 1, 2개월간 실사를 하며 청산가치가 계속 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오면 청산으로 가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채무재조정안 작성에 들어간다.

　이때 실사는 공동관리시점의 실사와 달리 향후 영업전망이나 예상 현금흐름 등이 감안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채권단 관계자들은 말했다.

　한편 SK글로벌정상화추진본부는 채권단 결의에 대해 “출자전환 규모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SK(주)가 감내할 수 있고 주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SK(주)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SK글로벌을 청산시키는 것이 채권단과 SK 그리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채권단이 법정관리 결의를 다시 한번 재고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