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정보화와 기업 투명성

◆중기청 자금지원과장 정영태 ytjung@smba.co.kr

몇해전까지만 하더라도 중소기업들에는 지식정보 시대의 조류를 타고 기업정보화가 경영의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요건으로 인식돼 정보화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우리 기업이 IMF구제금융 이후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정보화 투자가 단기적인 생산성 향상이나 경영개선으로 이어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러한 와중에서 중소기업들이 정보화 투자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정보화 투자가 다소 감소하는 분위기를 보여왔다.

기업의 정보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제조업 생산현장의 정보화 못지않게 중요한 기업정보화의 목적 중에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을 빼놓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60∼70%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50%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비율은 4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신용대출비율이 낮은 이유 중의 하나를 꼽자면 중소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낮은 신뢰성, 즉 기업의 투명성 부족을 들 수 있다.

물론 금융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오랜 담보위주의 대출관행과 신용평가 능력부족 등이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활성화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소기업 자체의 낮은 회계투명성도 상당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정보화는 기업의 재무관리 측면에서도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이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통해서, 아니 극단적인 예를 들어 기업의 회계장부 시스템만이라도 도입하여 재무제표를 생산해 낸다고 가정하면 이 기업에 대한 재무제표 신뢰성은 한층 높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정보화를 통해 기업내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진다면 기업경영의 투명도가 향상될 수밖에 없다. 이는 외부기관이 이들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할 때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높은 신용점수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지식정보 시대에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투명경영을 통한 대외 신인도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기업정보화는 이제 기업경영에 있어 더이상 지나칠 수 없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경영수단이라 할 수 있다.

중기청은 최근 중소기업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정책자금 이용기업에 대해서는 외부 회계감사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한 바 있다.

특히 소상공인 신용평가 모델의 개발, 경영리스크 자가진단 시스템의 구축, 전자보증서의 발급, 사이버보증시스템의 구축과 활용 등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있어 정보화 기술을 융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이는 앞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이 개별기업의 신뢰성과 신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기술력과 사업성이 있으나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자 해도 경영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원과정에서 역 선택의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스스로 회계투명성을 한층 높여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보다 신뢰성 있는 회계 및 재무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정보화 추진시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대외신인도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정보화 투자를 위한 타당성 분석과 전략 수립을 통한 체계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정보화 기반의 기업경영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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