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양성자가속기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유치를 연계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전북도와 전남도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양성자가속기사업 유치를 전제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유치를 위한 특별지원기구를 설치하겠다며 공식 선언했지만 전남도는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소극적 입장을 취해 지역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현재 전북에서는 부안군 위도에 이어 군산시 비안도 주민들까지 가세해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유럽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시찰한 결과 안전성에 확신을 가졌다”며 “도에 특별지원기구를 설치해 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하는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희망 지역을 대상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정부에 제출한 뒤 폐기물처리장과 양성자가속기사업장을 동시에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는 달리 전남도는 양성자가속기사업 유치 대상지인 영광지역 주민들의 의사결집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영광군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위원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치위는 “양성자가속기사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전남도가 정부 방침 발표 이후 나몰라라하는 식의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자체가 국책사업 유치를 특정 지역민들의 몫으로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제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여론차가 워낙 커 행정기관이 입장정리를 하기에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과 전남의 일부 지역민들은 여전히 정부의 양성자가속기사업 정책 번복에 반발하는데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 두 시설 유치를 위한 주민여론 결집과 추진활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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