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위조방지를 위해 비접촉식 무선인식(RFID) 칩을 지폐에 내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C넷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RFID는 최소 0.4㎜ 크기의 작은 칩에 각종 정보를 담아 무선 인식기로 읽어들이는 기술로 기존의 바코드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유통·재고관리 등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CB가 RFID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지폐 위조와 돈세탁을 방지하고 금융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RFID 칩은 그 자체로 위폐와 진폐를 구분하는 워터마크 역할을 하며 지폐의 생산·유통정보를 담아 돈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유로화가 유럽 12개국에서 통용되면서 ECB는 위조지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지난해 그리스에서만 2411건의 지폐 위조 사건이 발생해 4776장의 위폐가 압수됐다. 폴란드 당국도 수백만 유로의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시킨 범죄조직을 적발한 바 있다.
그러나 RFID 칩을 내장하면 인식기 근처를 통과시키는 것만으로 빠르게 많은 양의 지폐의 진위 여부를 정확히 검사할 수 있다. 또 지폐의 유통과정이 기록돼 돈세탁이나 불법 자금 유통을 추적할 수 있다. 유괴범은 몸값을 받더라도 사용 과정이 드러나 돈을 쓸 수 없게 된다. 은행의 지폐 계수 업무도 쉬워진다.
한편 C넷은 교도통신을 인용, ECB가 일본 히타치와 RFID 칩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히타치는 지난 2월 세계 최소의 RFID 칩인 ‘뮤 칩’의 운용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유로 지폐엔 일련번호와 생산지, 액면가 등의 정보가 저장되며 생산단계에서만 칩의 롬에 정보저장이 가능하다고 히타치는 설명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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