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오락영화’.
6월 5일 개봉되는 국내 최초의 지하철 액션 블록버스터 ‘튜브’의 시나리오와 연출을 담당한 백운학 감독은 ‘튜브’를 이같이 정의했다. ‘튜브’는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스피디하고 숨막히는 액션, 리얼리티가 강조된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사랑하는 사람을 사지로 보내는 애절한 심정까지 ‘즐기는 영화’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목숨을 걸고 테러범에 맞서 싸우는 장도준 역의 김석훈과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지하철에서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한 테러범 박상민(강기택 역)의 불꽃 튀는 카리스마 대결이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끈다.
특히 김석훈은 전력질주하는 오토바이 위에서 펼치는 고난도의 액션, 삼복더위 속에서 온몸에 보호대를 감고 와이어에 매달려 지하철에 뛰어드는 등 과감한 액션을 거침없이 선보인다.
김석훈은 “연극이나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가장 힘든 연기였다”면서 “걷거나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은 거의 없고 80% 가량이 좁은 지하철 공간에서 펼치는 액션신이 대부분이어서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장도준 역에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 여파로 인해 극장 개봉이 연기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선지 그는 “이 영화를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받친다”며 영화 개봉에 따른 우여곡절의 소회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미있고 명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시나리오대로 영화가 완성된 것 같아 대체로 만족한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연극배우로 처음 연기에 발을 들여놓은 김석훈은 사극 ‘홍길동’을 통해 TV에 데뷔해 아직까지 홍길동으로 기억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단적비연수’ 등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그는 액션연기는 해봤으니 앞으로 블랙코미디나 정통멜로물 등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현재 튜브엔터테인먼트의 코믹멜로 ‘귀여워’를 촬영중이다.
테러범 역을 맡은 박상민은 4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는 “그동안 칼 한자루를 쥐고 갈고 닦아 드디어 칼을 뽑았다. 그리고 후회없이 촬영에 임했다. 갈고 닦은 칼을 뽑을 수 있도록 도와준 백 감독에게 감사한다”며 자신의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특유의 낮은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으로 분노에 가득찬 악역을 맡아 좋은 평을 받았다. 그는 “한국 영화역사에 기억될 만한 악역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튜브’에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비상구는 없다’ ‘깡패수업’ ‘남자 이야기’ 등을 통해 주로 터프한 연기를 해 왔으나 최근에는 별다른 활동을 펼치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왔었다. 그는 공백기 이후 오랜 만에 액션연기를 펼치다 보니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었지만 ‘장군의 아들’ 때부터 함께 한 정두홍 무술감독과의 호흡은 좋았다고 한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백 감독과 다시 한번 일하고 싶다며 백 감독을 치켜세웠다.
영화 ‘튜브’는 달리는 교통수단을 주요 무대로 했다는 점에서는 영화 ‘스피드’와, 국가에 배신당한 인물이 복수를 벌이며 테러를 감행한다는 점에서는 ‘더 록’을 연상시킨다. 극중 김석훈을 사랑하는 소매치기 역 배두나가 김석훈의 빈 집에 들어가 그의 흔적을 찾는 장면에서는 ‘중경삼림’과 비슷하다.
이에 대해 백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를 많이 봐왔고 일부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식 통쾌한 액션과 애절한 사랑까지 흥행을 위한 요소를 고루 갖춘 ‘튜브’는 이미 일본 등 8개국과 판권계약을 체결한 상태. 오락액션영화를 표방하고 제작된 ‘튜브’가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지 궁금하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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