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배당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으나 배당성향이나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LG경제연구원이 470개 12월 결산 비금융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작년에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지난 2001년의 2조9000억원보다 50% 증가한 4조4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중)은 지난 2001년보다 7.8% 낮아진 23.9%를 기록했다. 이처럼 배당금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낮아진 것은 당기순이익의 증가에 비해 배당금 증가가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 위기 이전인 93∼97년에 연평균 39.3%였던 배당성향이 98∼2002년에는 27.5%로 11.8% 하락했다. 하지만 배당성향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에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나 외환평가이익 등 현금 유입이 수반되지 않는 미실현 이익을 제외한 영업현금 흐름을 기준으로 할 때 배당금 지급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배당금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6%대에서 외환위기 기간인 98년에는 3.5%까지 하락했으나 작년에는 8.5%로 높아졌다.
또한 배당수익률과 시중 금리간 격차는 축소되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던 국채수익률과 배당수익률간 격차는 2001년 3.5%, 작년에 4.3%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2.9%까지 줄었다.이는 시중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배당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또한 당기순이익 규모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장기업들의 평균 주당 순이익은 3547원으로 2001년의 4배에 달했으나 평균 주당 배당금은 419원에서 532원으로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한 배당성향이 높아진다고 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 기업 중 연평균 배당성향이 높은 상위 50개사의 배당성향이 63.1%로 전체 평균 23.1%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았으나 연평균 시장 초과 주식 수익률은 2.6%로 전체 평균에 비해 약간 높은데 그쳤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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