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데이]DVD 영화 복제 법정공방 다시 불붙다

 ‘321스튜디오’라는 한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과 거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이 최근 미 샌프란시스코 법정에서 DVD 영화 복제권이 소비자에게 있는가에 대한 공방전을 벌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DVDX카피를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321스튜디오와 9개 영화제작사간 이 소송은 디지털시대의 엔터테인먼트 이용방식을 결정할 최대 법정다툼이 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로펌 케커&밴네스트 소속 변호사로 321스튜디오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대럴린 듀리는 법정 심리에서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저작권 소유자의 권한과 DVD 구입자의 권한에 관한 정의 문제”라고 꼽았다.

 수잔 일스턴 연방지법 판사는 영화제작사측이 제기한 재판에 앞서 321스튜디오에 가처분 금지 판결을 내려줄 것을 청구하는 즉결심판 신청에 대해 구체적 날짜를 정하지 않고 앞으로 결정하겠다고만 밝혔다.

 321스튜디오는 2001년 이후 DVDX카피를 20만본가량 판매했다. 이 회사는 자사 소프트웨어가 원본 DVD 파손에 대비해 사전 녹화된 DVD 영화의 백업 카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제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듀리 변호사는 “321스튜디오는 영화를 불법복제하라고 이 제품을 판매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체스터필드에 있는 이 회사는 영화사들의 소송 제기에 앞서 선제공격 차원에서 지난해 4월 연방지법에 자사 프로그램의 합법성 인정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픽사스튜디오, 메트로골드윈마이어스튜디오, 소니픽처스, 트라이스타픽처스, 콜럼비아픽처스인더스트리스, 타임워너엔터테인먼트, 디즈니엔터프라이즈, 솔자엔츠, 유니버설시티스튜디오 등을 이 소송의 피고로 지목했다.

 이들 영화사들을 대변하는 러셀 프래크먼 변호인은 DVDX카피가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Digital Millenium Copyright Act)을 위반하고 있다고 맞섰다.

 DVD 영화복제는 콘텐츠스크램블시스템(CSS:Content Scramble System)이라는 기술에 의해 차단되고 있다. 로스앤젤러스 소재 로펌 미첼실버버그&넙 소속 프래크먼 변호인은 “이 기술은 라이선스가 있는 DVD플레이어에 의해서만 해제가 가능하다”며 “따라서 DVD 영화 복제행위는 저작권이 있는 자료 보호기술의 우회를 금지하는 DMCA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 냅스터를 폐쇄시킨 소송에서 음반업계를 변호했던 프래크먼 변호인은 “의회는 불법복제 예방 차원에서 이 법을 제정했다”고 덧붙였다.

 일스턴 판사는 프래크먼 변호인이 제출한 판례들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지적한 뒤 심리에 들어갔지만 이 소송이 정식 재판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듀리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321스튜디오를 지지하는 전자프런티어재단 신디 콘 법률담당이사는 영화제작사측이 이 소송에서 승소하면 법원은 콘텐츠 소유자에게 21세기의 첨단 저작권 보호기술을 넘겨주고 소비자에게는 ‘구시대의 우마차’를 넘겨주는 부당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라고 빗댔다.

 반면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에번 콕스 저작권법 전문가는 듀리 변호인의 주장이 이 소송의 핵심 문제들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며 일스턴 판사가 영화업계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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