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의 자유’를 내세운 ‘포마(FOMA:Freedom Of Multimedia Access)’는 올해 일본에서 이른바 ‘뜨는’ 브랜드다. 포마를 낳은 NTT도코모는 ‘포마가 올해 중심 사업’이라며 자신들이 지금껏 키운 통신 최고의 브랜드인 ‘i모드’보다 앞서 포마를 내세운다.
그러나 포마가 여기까지 오는 데 겪은 어려움도 많았다. 포마는 2001년 10월 세계 최초 WCDMA 방식 3세대(3G) 서비스 브랜드로 첫선을 보였다. 브랜드의 성패를 가르는 1년간 포마는 ‘3G 시기상조론’에 휩쓸리며 온갖 비판에 휩싸였다. 첫 1년간 가입자수가 13만명에 불과했던 탓이다.
경쟁사인 J폰의 미카 이마무라 마케팅 및 무선인터넷 부문 총괄부장은 지난해 10월 본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마 브랜드는 실패했다(Brand FOMA Failed)”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아닌, 3G 기술 자체에 이름을 붙인 포마 브랜드는 실패작이라고 한 것.
도코모는 이런 실패론에 맞서 1년 18개월간 포마에 대한 브랜드 홍보를 지속했다. 물론 3G서비스 자체에 대한 투자에도 수십조원을 아낌없이 쏟았다. 결국 포마는 최근 ‘도코모, (성공을 향한) 분명한 신호를 내다’(비즈니스위크), ‘도코모의 새 모바일 네트워크가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다’(파이낼셜타임스) 등 다시 전세계 언론의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이는 포마에 대한 온갖 비판을 감내하며 버텨온 도코모의 저력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다. 이제 포마는 WCDMA 방식 첫 3G란 딱지를 떼고 최고 3G 서비스 브랜드가 되기 위해 다시금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이런 야심을 가진 도코모가 최근 ‘애완견 자랑편’이란 CM를 내보내고 있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애완견이 인사를 할 수 있다며 이를 찍은 동영상을 여자친구에게 보낸다. 여자친구는 이에 자신의 애완견은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동영상 답신을 하는 내용이다. 그간 맘고생을 떨쳐버리고 포마를 은근히 자랑하고 싶은 도코모의 속내인 셈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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