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브랜드 대전]단말기·장비업계 동향-`단말기 3강` 업그레이드 경쟁

 휴대폰업계가 브랜드 대전에 돌입했다.

 휴대폰 부품 모듈화의 급진전으로 선·후발업체간 휴대폰 제조기술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 시장이 음성 중심의 2세대에서 데이터 중심의 3세대로 넘어가면서 메이저업체마다 3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브랜드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휴대폰 3강 브랜드 전쟁=올해로 창사 75주년을 맞은 모토로라는 올초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중국에서 새로운 휴대폰 브랜드인 ‘모토’를 선보이고 대대적인 행사를 가졌다. 모토로라는 앞으로 자사의 통합 브랜드 모토의 전세계적인 캠페인으로 신개념의 휴대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모토로라의 브랜드 전략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모토로라는 30∼40대를 겨냥해 휴대폰을 선보인 대표적인 업체지만 이번 모토 브랜드 출시와 함께 10∼20대로 목표 타깃을 바꾸었다.

 노키아의 영토확장 정책과 삼성전자의 하이엔드 전략 사이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던 모토로라로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는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브랜드와 세계 최고급 브랜드인 삼성전자에 맞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면에는 “앞으로 모든 휴대폰은 모토로 불릴 것”이라는 모토로라의 야심도 담고 있다.

 노키아는 세계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휴대폰 브랜드다. 브랜드 가치만 무려 300억달러다. 전세계 기업 중 6위다. 노키아는 1세대,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면서 모토로라를 추월했다. 욜마 올릴라 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노키아 브랜드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웠다. 노키아는 저렴하고 다양한 휴대폰을 앞세워 35%의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이 멀티미디어를 중시하는 3세대로 넘어가고 교체수요가 고가기종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소비자들이 더이상 저가 휴대폰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하이엔드 시장에서 제품력을 앞세워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으면서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스마트폰 등 차세대 단말기 시장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역으로 최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중저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휴대폰 공급대수 4000만∼5000만대에 이르면서 판매대수를 늘리기 위해 저가 시장 진출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인도에 저가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마케팅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도 최고급 브랜드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브랜드 전략의 포커스는 수익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은 휴대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른 카메라폰을 앞세워 브랜드력을 키워가고 있다. 중국은 아직 생산공장에 머물고 있지만 TCL 등 대표적인 로컬업체들을 앞세워 브랜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업체 브랜드 진출 잇따라=이처럼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게임이 벌어지면서 세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주도했던 국내 업체들도 독자브랜드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1년말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한 팬택 계열은 현대큐리텔의 사명을 ‘팬택&큐리텔’로 변경하고 ‘큐리텔’이라는 독자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팬택 계열은 올해 1500만대를 판매,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세계적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독자브랜드로 승부해 살아남을 수 없다면 미래는 없다”며 “적기에 다양한 하이엔드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슨전자도 최근 와치폰을 내놓고 독자브랜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원텔레콤도 독자브랜드를 준비중이다.

 여기에는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저렴한 노동력 등을 앞세워 조만간 국내 OEM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했다. 국내 휴대폰업계가 독자브랜드를 새로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