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왔다. 북핵문제와 통상문제, 세일즈 외교까지 6박7일간의 일정 동안 노 대통령은 한 국가의 원수로서, 분단된 한민족의 반쪽 대표로서,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자로서 그야말로 초강행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의 안보와 경제 차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방미길에 올랐으며 한반도의 안정과 경제발전의 토대를 굳힌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북핵문제와 사스(SARS), 경기부진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과 기업인들은 이번 방미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고 위축된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지에서 노 대통령을 만난 재미 기업가들과 교포들의 반응도 좋았다. LA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돌며 IT대통령의 이미지를 심으면서 동북아 허브를 위한 투자유치활동을 벌인 데 대해 현지 교민들은 상당히 고무됐다고 전해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미에서 친미로 변했다’ ‘저자세 외교’라는 등의 야당의 공세는 차치하고라도 경제외교에서 좀 더 짜임새있고 실리적인 모습, 철저한 준비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D램 상계관세 등 양국간 얼굴을 붉힐 통상현안은 정상회담에서 언급되지 못했다. 장관급 실무회담에서도 도하개발아젠다(DDA) 정도만 협력하자는 원칙적 제언에 그쳤다. 또 아시아지역 공장 건설을 추진중인 인텔도 크레이그 배럿 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제언보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미국인들, 특히 미국 기업가들은 아주 실리적이다. 앞에서는 상대를 칭찬하고 호의를 보이지만 돌아서서는 철저하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실리를 따진다. 대통령이 다녀갔다해서 안할 투자를 할리는 만무하다. 정상회담 시간중 시종일관 웃으며 호의를 표명한 부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핵심은 지금부터다. 방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이 현지에서 거뒀던 호의를 앞으로의 실리로 이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디지털산업부·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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