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하나로·데이콤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실적 충격에 휩싸였다.

 14일 양사는 적자 전환을 포함해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당초 시장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최근 하나로통신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던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팽배하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투자의견 하향조정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날 하나로통신 주가는 최악의 실적을 반영하듯 6.6% 떨어진 2690원으로 마감됐다. 거래량도 전날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1000만주에 달하며 ‘팔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이 지난해말 KT와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경쟁에서 밀리면서 1분기 출혈경쟁에 나섰기 때문에 실적이 어느 정도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은 했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당 유치비용이 1인당 4만원에서 7만원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졌다”며 “1분기에 9만명의 가입자가 순증했지만 가입후 통상 3개월 가량의 무료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매출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하나로통신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다소 개선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 유력하다. 두루넷, 온세통신의 법정관리로 인해 전환 가입자 증대 가능성이 있는 데다 1분기 순증 가입자의 매출 기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회사측도 가입자 유치비용을 1인당 최대 6만원선에서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비용 부문의 축소 가능성도 크다.

 데이콤 주가도 2.83% 내린 1만2000원으로 밀려났다. 데이콤의 실적 악화에는 파워콤 인수에 따른 비용부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양 연구원은 “파워콤 인수 비용이 54억원이나 계상된 데다 장부가와 실제 매입가의 차액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57억원에 달한 것이 적자전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 악화도 문제지만 성장성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큰 문제”라며 “파워콤 인수에 따른 비용부담을 상쇄시킬 만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선언적 대안만 나와 있을 뿐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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