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육정보화 어떻게 되나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핵심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소지’ 결정으로 혼란에 빠져들었다. 특히 교무업무의 핵심인 교무·학사와 입(진)학, 보건 등 3개 영역을 NEIS에서 제외하고 기존의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으로 이관하도록 권고함으로써 교육부가 이를 수용할 경우 사실상 NEIS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NEIS는 전국 초·중·고교와 시·도 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를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해 모든 교육행정을 연계 처리하는 정보망이다. 종전에 학교별로 관리하던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건강기록부, 입학 등 27개 교무행정 영역(267개 세부사항)을 통합관리하는 개념이다. 교육행정의 효율성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521억원을 들여 CS(클라이언트서버)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미 전국 초·중·고교의 97%가 CS 사용을 중단하고 NEIS로 전환, 이번 인권위의 권고에 따른 파장과 혼란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윤덕홍 교육부장관은 인권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이미 밝혔다.

 이에따라 일선 고교에선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2003학년도 대입 1학기 수시모집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지원서류를 종전의 CS시스템으로 처리해야할 판이다. 그러나 기존 CS시스템은 6차 교육과정에 맞춰진 것이어서 7차 교육과정에 따라 늘어난 선택과목을 수용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추가 개발해야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 주요 교육업무를 CS시스템으로 환원하는데 따른 비용도 엄청나다. 교육부는 3개 영역을 CS로 환원하고 보안시스템을 갖추려면 당장 4000억원이 필요하고 학교마다 전산전문인력을 두려면 앞으로 5년간 2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넣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NEIS를 도입하게 된 것도 각급 학교에 전산전문가가 태부족한데다 유지관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때문이었다. 인권위 권고대로 기존의 CS와 NEIS를 함께 사용하게 되면 비용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업무도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또한 각급 학교에 전산전문가를 둬야함은 물론 보안시스템도 보강해야 한다. 이에따른 국가적 손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산업화에서 뒤진 국제경쟁력을 정보화로 앞서가겠다는 국가적 과제와도 역행한다.

 이제부터는 교육부와 전교조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야한다. 학생의 생활기록부가 평생을 따라다니는 등 심각한 인권문제를 제기한 전교조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고 낭비적 요소가 많고 시대환경에 뒤처진 CS시스템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CS시스템이 안고있는 한계는 누구보다 교사들이 더 잘 안다. 전교조의 주장대로 최고 900여억원을 들여 CS시스템을 보강한다고 하자. 당장의 투자대비 효율성은 차치하더라도 이 CS시스템으로 급진전하는 정보화 환경에 대응해나갈 수 있는지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

 교육부가 충분한 사전검증없이 NEIS를 도입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따라서 NEIS의 전면 시행보다는 사후관리체계의 확보를 병행한 순차적 도입방안을 전교조와 다시 논의해야 한다. 신상정보에 대한 입력항목을 몇개 줄인다고 해서 전교조나 인권위가 제기하는 인권침해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터넷(NEIS) 환경에서 인권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교육부와 전교조는 물론 IT업계가 동참해야 할 때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