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58)ETRI 방송컨텐츠보호연구팀

 멀티미디어 사용환경에서 영상 및 그래픽 데이터의 색은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만일 사용자가 색을 정상적으로 인지하는 데 장애가 있다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에 매우 큰 격차와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인구 20명 중 1명 꼴로 겪고 있는 색각장애는 비교적 흔한 장애다. 그러나 이런 색맹 및 색각장애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자신의 시각특성 정보가 기록된 스마트카드를 탑재한 PC나 TV·컬러 휴대폰 등에서 정상인에 가까운 원래의 색정보를 인지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방송컨텐츠보호연구팀(팀장 홍진우 박사)에서는 정보통신부 선도기반기술개발사업인 ‘MPEG-21 기반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프레임워크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모든 색각장애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색상변환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진행하며 여러 분야의 멀티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다.

 이 색상변환기술은 색약자를 위한 별도의 콘텐츠 제작 과정 없이 이미 제작된 콘텐츠를 사용자의 색각장애 특성에 맞게 자동변환해주기 때문에 콘텐츠제작자 및 서비스제공자가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지 않아도 도입이 가능하다.

 색약자는 자신의 시각특성 정보가 기록된 스마트카드를 탑재한 디지털방송 셋톱박스나 PC 등을 이용하기만 하면 과거 판별이 어렵던 그래픽·영상물 등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다. 나아가 자신의 시각특성에 맞게 적응·변환된 지하철 노선도 및 거리 지도 등을 자신의 PDA에 저장·활용할 수 도 있게 된다.

 내년 중순께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 기술은 현재 MPEG-21 디지털아이템적응(DIA) 국제표준에 안건으로 채택돼 오는 12월 국제표준규격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DIA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유통표준규격인 MPEG-21 환경에서 다양한 네트워크와 단말장치 사용환경에 적용시킬 수 있는 변환처리를 통칭하는 말이다.

 방송컨텐츠보호연구팀은 이밖에 오디오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자동으로 주파수를 높이거나 현재의 2D 음향을 3D 입체음향으로 바꿔주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노트북과 PDA 등의 전력이 차단됐을 때 급격히 영상의 색감이 저하되는 현상을 저전력으로 보상하는 백라이트 색상변환기술 등은 오는 12월이면 결과물이 나올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콘텐츠의 보호를 위한 워터마킹, 시큐리티, 선택적 접속(KAS)법 등의 연구 외에도 미국·영국·이탈리아·포르투갈·스위스·EU와 함께 콘텐츠 보호관리 및 유통의 실제 상용화 서비스 연구가 한창이다.

 홍진우 팀장은 “특정 환경에 놓여 있는 콘텐츠 사용자들을 위한 연구결과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며 “색상변환기술의 경우는 서울대병원 안과연구팀과 예비임상실험까지 마무리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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