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서버 2003]기업 수요 공략 `MS의 히든카드`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작인 ‘윈도서버2003’이 국내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는 13, 14일 양일간 37개의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와 30여 서버업체들이 참여하는 ‘윈도서버2003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개최한다.

 인텔 64비트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최초의 윈도 제품군인 윈도서버2003의 등장은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변화해온 컴퓨팅 환경을 인텔이나 AMD 등 칩 전문업체들이 개발한 상용칩에 기반한 서버시장으로 옮겨가게 하는 하나의 필요조건이 충족된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이 시장을 지원하는 리눅스 진영의 출발이 몇 달 앞섰지만 기존 32비트 기반의 소형 서버시장에서 차지해온 MS의 위력을 고려하면 윈도서버2003은 인텔 및 AMD 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시장이 본격 열리게 되는 중요한 계기임에 분명하다.

 특히 윈도서버2003의 출현은 PC급에서 사용되는 OS와 일부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출발한 사업을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서버업체가 주도해온 컴퓨팅시장을 인텔이나 AMD 등 칩 전문업체들이 한축을 차지하는 만큼 컴퓨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전환기를 맞게 됐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 사용됐던 칩이 기업용 시장에서 사용되는 서버제품에 장착돼 ‘PC서버’라는 이름으로 소형 서버시장이 형성된 지 햇수로 5년을 맞는 올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소형 서버시장이 어떤 돌파구를 찾을 것인지, 이로 인해 기업의 로엔드 시장을 차지해온 인텔아키텍처(IA) 서버가 어떤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될지가 관심거리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하겠지만 윈도서버2003을 내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최고 IT기업으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지만 기업용 시장에서 만큼은 절대강자가 아니고 후발주자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 93년 윈도NT 서버를 처음 발표한 후 십여년간 기업용 제품군을 출시했지만 애플리케이션서버·데이터베이스서버 등 특화된 분야나 중소형 서버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 왔다는 점은 그만큼 기업용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서버2003의 출시로 인해 이같은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위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영업과 마케팅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하드웨어 업체나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강화해 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협력사들과 공동보조를 맞추기 위해 올초부터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한 물밑 작업을 강도 높게 펼쳐왔다. 13, 14일 양일간 개최되는 윈도서버2003 출시 행사에 37개의 ISV가 새로운 플랫폼을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고, 30여 서버업체들이 윈도서버2003 기반 신제품을 발표하는 것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공들인 결과물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하드웨어 파트너 및 개발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교육 지원사업을 포함, 기업고객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전체 마케팅 비용의 40%로 책정해 둔 상태다. 140개의 ISV, 12개의 SI업체, 하드웨어 벤더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를 통해 윈도서버2003에 대한 전략과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했으며, 인텔·삼성전자 등과도 공동으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 KT·삼성네트웍스 등과 협력 프로그램도 진행해 왔으며, 이미 30여개 이상의 기업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해 놓고 있다.

 여기에 본사 차원에서 강력한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HP와의 공조가 국내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국HP는 현재 가동하고 있는 양사간 ‘닷넷 프로그램’을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 전략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후속 프로그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HP는 아이테니엄 슈퍼돔이 출시되는 7월을 기점으로 MS의 비즈토크(어댑터소프트웨어), 아이오케스트레이터(EAI솔루션), 베이스스타(제조솔루션), 아이에스엠닷넷(통신빌링솔루션) 등 기존 윈도2000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분야를 중점적으로 공략, 미드레인지 및 하이엔드급 아이테니엄 서버 기반의 ‘콘솔리데이션 전환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이다.

 또 닷넷 프로그램을 전담할 채널을 특화시켜 MS 솔루션 및 아이테니엄 서버 공급에 따른 후속 지원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를 위해 한국HP는 윈도 플랫폼 기반으로 가동되고 있는 솔루션마다 2개 정도의 특화채널을 선정하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서포트 채널’도 가동할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HP가 장기적으로 윈도서버2003에 역점을 둘 것이란 점은 명백하지만 그 정도와 시기는 유동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 칩을 장기 로드맵으로 상정하고 있는 한국HP는 한국MS와 혈맹 관계를 맺고 있는 한편 기존 ‘PA-리스크 칩 기반의 HP-UX’라는 유닉스 서버 비즈니스도 상당 기간 끌고가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 진입 속도를 저울질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HP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윈도서버2003에 대해 이 회사가 보이는 행보가 윈도서버2003의 시장 진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AMD의 64비트 칩 옵테론을 지원하는 윈도서버2003은 다음달 베타 버전이, 연말경 정식 제품이 발표될 예정이다. AMD 옵테론은 인텔 아이테니엄과 달리 32비트와의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x86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어 이번에 출시되는 윈도서버2003의 엔터프라이즈 에디션과 데이터센터 에디션 64비트 버전이 AMD 옵테론과 완벽히 호환되진 않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조윤아기자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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