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비접촉식(RF) IC카드 패권을 둘러싼 소니와 NTT그룹간 경쟁이 뜨겁다.
닛케이산교신문에 따르면 소니가 독자기술인 ‘펠리카(Felica)’ RFIC를 교통카드·전자화폐·신분증용 등으로 3500만장 가량 보급하며 앞서 나가는 가운데 NTT그룹이 8월부터 일본 주민증용으로 250만장의 ‘B타입’ RFIC를 공급키로 해 두 회사간 경쟁의 막이 올랐다.
소니는 지금까지 펠리카 기술을 기반으로 한 IC카드를 모두 3500만장이나 보급시켰다. 보급처로는 JR동일본의 교통카드(750만장), 홍콩 지하철 교통카드(1200만장), 싱가포르의 신분증명서(700만장), 중국 선전의 교통카드(100만장) 등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을 망라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전자화폐인 ‘에디(Edy)’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으로 내세우며 펠리카를 통한 일본 RFIC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에디’는 전자화폐 기능을 갖춘 RFIC 카드로 일본 2300개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니는 또 향후 주요 수요처로 신용카드 분야를 예상, 지난 3월에 비자의 아시아총괄업체·독일 인피티온 등과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펠리카를 기반으로 한 비자카드 개발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NTT그룹이 일본 주민증용 칩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NTT그룹 내 자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 측은 “첫 공급물량은 250만장이지만 향후 일본정부가 도입할 공적 개인인증서비스 등에도 납품될 가능성이 커 소니의 보급량을 넘어서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특히 ‘B타입’은 특허권에 저촉되는 기술을 피해 개발됐다는 점이 자랑이다. 게다가 NTT그룹의 자회사인 NTT도코모가 4개 카드업체와 제휴하고 휴대폰을 통한 전자결제서비스에 대한 실증실험을 개시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NTT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 움직임은 소니가 일본 및 아시아 시장을 바탕으로 펠리카를 차세대 RFIC로 키우려는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지난 90년 펠리카 기술 개발에 착수한 이후 줄곧 RFIC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펠리카는 소니가 주장하는 브로드밴드시대의 새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한편 세계 RFIC시장에서는 90년대 초 필립스가 개발한 ‘마이페어’와 인피니온의 ‘A타입’이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RFIC카드는 향후 비접촉식 신용카드와 인터넷 콘텐츠의 구입 화폐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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