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에 나선다. 노 대통령은 11일 한국을 출발해 6박 7일의 일정으로 뉴욕·워싱턴·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하고 17일 귀국한다. 초행길이지만 이번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최근의 정치·경제 현안과 맞물려 국익을 좌우할 대사 중의 대사라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이 가운데 대통령의 일정이 상당부문 할애돼 있는 IT분야에 대한 관심사들을 점검하고 이번 방문이 갖는 의미와 함께 업계의 바람 등을 알아본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번 방미에는 한국과 미국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D램 상계관세 문제와 인텔 투자유치건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포함돼 있다.
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양국 동맹 50주년에 대한 의미를 제고하고 미래지향적인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최근 양국간 통상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산 D램 상계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 원만한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도 마련하자고 제언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에서 언급이 어려울 경우에는 한미 양국간 첫 재무장관 회담에서 거론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미의 정부 측 대표 수행자인 김진표 재경부총리는 14일 워싱턴에서 존 스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 하이닉스반도체의 상계관세 유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예정이다. 특히 상계관세 유예협정을 위한 2차 실무진 협상이 13, 14일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양국 재무장관 회담은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은행 지분 소유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 아래 추진한 공적자금 투입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며 하이닉스에 대한 금융지원은 특정기업을 위한 보조금 지급이 아니라 채권단의 상업적 판단에 따른 조치였음을 분명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노 대통령은 16일 샌프란시스코 샌타클래라의 인텔 본사<사진>를 방문, 크레이그 배럿 회장을 만나 대한 투자의 안정성과 구조개혁 노력을 설명하기로 돼 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어떤 선까지 언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산자부가 추진 중인 인텔의 한국 공장 유치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인텔 방문에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배석해 현재 인텔이 추진 중인 무선랜 등 광대역 통신사업부문에서의 협력 방안 등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12일 뉴욕에서 열릴 코리아소사이어티 행사에 배럿 인텔 회장을 초청해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측통들은 삼성과 인텔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국 공장 설립의 효용성과 향후 양국간 투자협력관계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의 투자유치를 추진 중인 산자부 담당자는 “노 대통령이 인텔의 공장유치건에 대해 자세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텔 CEO와의 회동을 통해 향후 실무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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