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초의 3자물류 전문회사
이번주부터 매주 월·수·금요일자 인물면에 산업계·학계·연구계의 인물들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어왔던 고뇌와 결단의 순간들을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지금은 CJ GLS라고 하면 그래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편이다.
하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CJ GLS라는 이름을 들으면 외국계 회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회사이름도 그리 쉬운 편은 아니어서 고객 가운데 한번 듣고는 잘 몰라서 다시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죽하면 우리 회사가 택배사업을 시작했을 때 지방에서 ‘영어택배’라고 불리기까지 했었을까.
CJ GLS는 98년 3월 CJ(주)(구 제일제당)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국내 최고의 3자물류 전문회사라는 기치를 걸고 제일제당의 이니셜인 CJ, 국제적인 물류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Global Logistics Service’의 이니셜을 따서 사명을 정했다.
당시 물류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기간산업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었고 CJ(주)는 상물 분리를 통해 물류 독립 채산형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 50년 동안의 물류 운영 노하우를 통해 삼성 그룹 내에서도 물류를 가장 잘하는 회사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더 늦기 전에 물류 회사를 만들어 그 당시의 식품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3PL(3rd Party Logistics) 업체로 태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내 주변에서 주류를 이루었다. 이때 나는 팀 내에 회사 설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게 했다.
당시 내가 임원이 된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우리’가 그때 독립을 하지 않고 CJ(주)의 물류만 수행했더라면 지금도 조그만 자사 물류를 수행하는 업체로 있었을 것이다.
물류 분야에서도 여러 부분이 있겠지만 TF를 통해 분석해 본 결과 항만 하역이나 수송, 창고 관리 등이 연 16%씩 성장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 분야에 투자해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연 16% 정도의 고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3자물류를 택했다. 그 당시 한국 시장에는 3자물류의 개념도 정립이 안 되었거니와 전문업체가 없었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위험 요인도 되겠지만 다른 부문보다 더 큰 기회 요인도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택은 적중했다.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이전에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몇몇 대형 업체들이 물류 대행을 맡겨 왔고 기존에 해왔던 CJ(주)의 물류와 타 고객사들 물량의 공동화를 통해 물류비를 절감해주고 자체적으로도 원가를 절감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dypark21@cj.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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